100여년 전의 러일전쟁은 이후 반세기에 걸쳐서 한국과 일본, 러시아의 운명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청일전쟁을 통해 러시아의 남하를 동북아지역에서 막아낼 대항마로 선정된 일본은 개항 이후에 축적한 역량을 모두 발휘하여 러시아의 진출을 막아내어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드높였고 러시아는 흑해, 중앙아시아에 이어 다시금 아시아에서 부동항 획득과 이사이 지역으로의 진출에 실패하여 국내에서는 혁명의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또 우리 나라는 그동아나 유지해오던 세력균형이 무너지면서 그때까지 일본이 이익선 내에 우리나라를 보존하는데 만족하던 것을 떠나 본격적으로 침략 야욕을 보임으로써 주권을 잃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사건이기도 하다. 우리 입장에서는 자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전쟁에서 거의 제 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수치스러운 역사일 수도 있지만 근대사에서 미친 영향을 따져보면 러일전쟁사는 무시하고 지나갈 만한 사건이 아니다. 일본은 러시아를 꺾음으로써 자국보다 산업력, 군사력과 경제력에서 앞서는 서구권 국가를 상대로 정신력에 의존해서 전쟁을 벌여 승리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게 되어 장래에 같은 시도를 이번에는 미국을 상대로 하게 되었다. 러시아는 결국 혁명의 진전을 막지 못했고 1차 대전 중에 공산혁명으로 국가 자체가 망해 버려 20세기 전반의 동북아 구도는 모두 이 전쟁을 통해서 결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러일전쟁이라는 사건을 러시아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며 보통 국내에서 소개된 러일전쟁 관련 시각들이 일본측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 책의 관점이나 내용은 독특하게 느껴진다. 특히?소설 언덕위의 구름을 통해서 러일전쟁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은 일본이?러일전쟁을 분석하면서 승리를 결정지은 사건을 분석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뤼순 요새 함락의 파장을 보다 크게 평가하는 점이 눈에 띄고 그 외에도 러시아 측 시각을 반영해서 전쟁의 발발과 전개 과정에 독특한 해석을 많이 추가하고 있다.
목차
1장 전쟁의 기원
러시아의 극동정책과 국제관계
군국주의 일본의 개전
2장 양쪽의 군사력과 계획
러시아의 군사력
일본의 군사력
러.일 양쪽의 전쟁수행계획
3장 전쟁의 발발과 전략적 전개
일본의 기습공격
러시아 전함의 뤼순 전투
최초의 육상전투
4장 뤼순방어전
뤼순 근교에서의 전투
요새 외벽에서의 전투
황해와 한국 만에서의 교전
제1차 돌경의 격퇴
제2,3차 돌격전
제4차 돌격전과 태평양분함대의 최후
뤼순 방어 최후의 날
5장 만주작전
랴오양 작전
샤허 강 전투
묵덴 전투
6장 쓰시마 해전
제2태평양분함대의 이동
해전
7장 극동지역 국경선의 방어
연안 방어책
사할린 방어
캄차트카 방어
8장 결론
평가
러일전쟁에 관련된 서적으로 국내에 출간된 책은 상당수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이 책은 좀더 전문적이고 학문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여러가지 자료를 수량화 하고 도표화 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수치적으로 살펴보는데 도움이 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우선?번역에 있어서 각종 언어들이 통일되지 않으며 함대함 장갑함 등의 용어는 그냥 전함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이해하기 편했을 것이다. 일본군의 경우에는 사단을 육전대로 표시하고 있어서 역시 혼란스럽다. 게다가 원문 자체가 밋밋해서 전쟁의 문제점들을 분석하는 데에서도 지나치게 관념적인 분석을 시도하고 있으며 개별적인 상황의 서술도 혼란스러워 읽기가 제법 힘들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전개의 방향을 놓쳐버리기 쉽다. 러일전쟁에 관련해서는 다른 서적을 바탕으로 충분히 흐름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읽거나 비교-보충 분석하면서 도움이 얻는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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