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싶으면 정신연령을 중2로 맞추고 '배트맨 비긴스'로 높아진 히어로물에 대한 기대치를 '배트맨과 로빈' 수준까지 낮추면 된다.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는 유혈신의 난무와 시도때도없이 터지는 특수효과 액션에 적나라한 성적묘사를 원한다면 볼만한 영화다. 닥터 맨하탄이 늘어놓는 뜻모를 소리들은 무시하고 그의 몸매와 '그것'을 편안하게 감상하면 더더욱 좋다. 로르샤흐의 가면에서 시시각각으로 등장하는 수많은 로르샤흐 테스트가 갖는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눈이 빠지라고 들여다볼 필요도 없다. 영화에서 상영되는 그 짧은 시간으로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하기 때문에 말이다. 그러니 원작의 명성을 선전하는 팜플렛일랑 멀리하고 아무 생각없이 편안하게 슬래쉬&핵을 즐기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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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워치맨의 원작은 프랭크 밀러의 '배트맨 다크나이트 리턴즈'나 아트 슈피겔만의 '쥐'와 어깨를 겨룰수 있을 정도로 아메리칸 코믹에서는 하나의 기념비와도 같은 작품으로 코믹이라는 장르를 통해 독자들이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수준을 초월하는 깊이를 보여줬다라고 평가되는 명작이다.
영화만 본 사람들에게는 그 정도인가 싶을 정도겠지만 타이틀인 워치맨이 말해주듯 유베나리스(Decimus Junius Juvenalis)의 풍자시 '여성에의 경고'에서 발췌한 '누가 워치맨을 감시할 것인가'가 바로 워치맨의 핵심적인 주제의식이 된다. 이것을 바탕으로 수퍼 히어로에게 운명을 맡기는 것에 대한 고민, 인간의 본성에 관한 문제,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것이 가능한건지, 누군가를 감시하는 존재가 감시받지 않는 상황을 허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원작은 12개 장마다 2 각 캐릭터의 배경설정이나 그로 인해서 워치맨의 세계가 받은 영향을 다양한 측면에서 기술하는 에세이와 문서나 은퇴한 수퍼 히어로의 자서전, 신문 기사, 인터뷰, 경찰과 정신과 의사의 보고서 등등의 다양한 자료를 첨부한다. 이러한 자료들은 워치맨의 세계관을 도덕, 철학, 대중문화, 역사, 예술, 자연과학을 통해 뒷받침되는, 하나의 설득력 있는 대체 역사의 수준까지 발전시켜 자칫 유치해지기 쉬운 스토리에 사실감과 설득력, 긴장감을 제공한다. 3
하지만 영화판에서는 이 풍성한 설정들이 뭉터기로 삭제되어 원작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전개가 황당하고 말랑말랑해져 버렸다. 코미디언이 왜 불량국가 미국의 초법적 악덕을 실행하는 에이전트가 되었는지, 왜 그렇게 냉소적인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스토리의 핵심인 오지만디아스도 어쩌다가 히어로 활동 그 자체의 한계를 느끼고 "히어로 활동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오려 해도 바꿀 수 없는 인간의 본성 자체를 바꾸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더라도 틀에 박힌 해결책을 벗어나 보다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한다."는 극단적으로 보이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득력있는 전개는 온데간데 없어져 "인간은 모두 썩었다"는 싸구려 냉소주의만을 남아 버렸다.
이 때문에 코미디언은 그냥 미치광이 악당이 되었고 바이트는 생생한 실제 경험과 좌절, 고뇌와 회의가 삭제된 우월중딩이 되었다. 결국 원작이 보여주던 히어로물에 대한 재해석이나 누가 패권국가 미국을 심판할 것인가에 대한 고뇌같은 무게있는 부분은 모두 사라지고, 남은 것은 변태 덩치 스머프가 팬티벗고 다니는 것과 정신사나울 정도로 피튀기는 특수효과뿐이다.
원작이 처음부터 다른 매체로 바꾸지 못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 해도 영화로 만들고 싶었으면 최소한 원작에 대한 이해가 없더라도 알 수 있는 수준으로 변형을 가했어야 했다. 3D안경을 주지 않고 3D영화를 보라고 하는 것과 다를게 없는 상황에서 영화가 말하려 하는 것을 이해하라는 것은 애시당초 무리다. 그러니 원작의 명성을 등에 업고 지껄여대는 되도않는 얼뜨기 철학에 귀를 기울이느니 그냥 3류 액션영화로 취급하고 특수효과를 그냥 즐기기만 하면 된다.
이하는 원작의 설정과 시놉시스. 중요한 스포일러가 많이 있음.
등장인물
코미디언
미국 정부의 첩보원으로 히어로 활동이 금지된 이후에도 인가를 받고 있던 히어로. 스스로의 폭력적 충동을 채우기 위해 히어로가 된 과격하고 난폭한 인물이지만 다른 한편에는 신앙심이 강하다는 모순된 면을 갖고 있다. 현실세계의 나찌를 패러디한 인물이기도 하며 그가 보이는 광기는 생각보다 복잡한 면이 있다.
로르샤흐
불법으로 계속해서 활동하는 히어로. 행동은 대단히 폭력적이고 최소 2건 이상 살인을 저질렀다. 증오하던 어머니가 살해되자 그 분노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범죄와 싸우기 시작했다. 당초에는 비교적 이성을 유지하면서 마피아들과 싸우고 있었지만 1975년의 소녀 유괴 사건에 관련되었을 때 인간에게 좌절, 광기에 빠져들었고 세계를 선과 악의 두개로 구분하는 것으로 간신히 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닥터 맨하탄
핵실험에 말려 들어서 전신이 분해되었지만 자력으로 재구성해서 부활한 세계의 유일한 초인. 모든 원자를 조작할 수 있는 신에 가까운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베트남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소련에 대한 전쟁 억제력으로서 국방의 요직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그의 기술력에 의해 미국의 문명은 크게 발전했고 때문에 완전 무공해 전기 자동차 등이 존재하고 있다. 이마에는 수소 원자를 모티브로 하는 마크가 있다.
나이트오울 1세
1920년대에 등장한 초창기 히어로. 정의감으로 경찰이 되었고 수퍼맨의 영향을 받아서 히어로가 되었다. 나중에 후디드 저스티스, 실크 스펙터, 코미디언 등과 함께 팀 미니트맨의 창립멤버가 되었고 1960년대에는 은퇴하여 자동차 수리공장을 경영하고 있다.
나이트오울 2세
은행가인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아서 수많은 장비를 마련했고 초대가 은퇴하면서 그 이름을 계승했다. 히어로 활동이 금지되자 은퇴해서 할일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한켠으로는 세계를 구하고 싶다는 열망이 있어 스스로를 억제하느라 발기불능상태지만 히어로 활동을 재개하면서 정신적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오지만디아스 '바이트'
대기업 바이트 사의 젊은 사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두뇌를 갖고 있다. 과거에는 알렉산더 대왕을 동경해서 유라시아 대륙을 방랑했지만 그의 실패를 깨닫고 나중에는 람세스 2세를 존경하게 된다. 아무리 범죄와 싸우더라도 핵전쟁에 의한 인류 멸망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은 듯 하다.
초대 실크스펙터
샐리는 처음으로 히어로의 상업적 가치를 찾아낸 미니트맨의 일원이다. 코미디언에게 강간미수를 당한 뒤 결혼을 계기로 은퇴했지만 딸에게 히어로 영재교육을 실시해서 딸에게 히어로 직을 물려주었다.
2대 실크스펙터
본인은 그다지 히어로가 되고 싶지 않았지만 어머니에게 영재교육을 받아서 히어로가 된 데다가 어머니인 초대 실크 스펙터가 코미디언을 미워하지 않는 것 때문에 분노를 갖고 있다. 복잡한 마음을 안은채 닥터 맨하탄과 동거중이지만 그가 생각하는 독자적인 가치관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시놉시스
이야기가 전개되는 워치맨의 세계는 어둡고 폭력적이며 미국과 소련이 전면 핵전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1959년의 핵물리학 실험에서 발생한 사고로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된 닥터 맨하탄의 도움으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한 미국은 베트남 전쟁을 비롯한 일련의 분쟁에서 소련을 매번 압도했고 이러한 전력 불균형은 역설적으로 세계의 긴장을 더더욱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1985년 10월, 에드워드 브레이크라는 한 노인이 살해되자 로르샤흐는 이 사건을 독자적으로 조사하여 그가 미국 정부의 특수기관원으로 활약해온 히어로 코미디언이라는 것을 알아내고 그의 살해가 히어로 사냥의 신호탄이라는 가설을 세워 나이트오울 2세, 오지만디아스, 닥터 맨하탄, 2대 실크 스펙터 등에게 경고를 하면서 브레이크의 묘앞에서 복수를 맹세한다
한편 닥터 맨하탄의 인간성이 무너져가는 것을 관찰하고 있던 바이트는 군비경쟁과 핵오염으로 90년대에는 전세계적인 파멸이 도래할 것이라고 1966년에 예측했고 이러한 파멸을 회피하기 위한 주도 면밀한 계획의 일부로 히어로를 은퇴한 다음 막대한 부를 쌓아올려 비밀공작을 개시해서 닥터 맨하탄에게 암을 발병시킨다는 누명을 씌워 그가 화성으로 도피하게 만든다. 이 사건을 전략적 호기로 받아들인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여 세계는 핵전쟁을 향해 파멸의 내리막길을 달려가고 있다.
그와 함께 로르샤흐에 의해 자신의 계획이 폭로될 것을 경계한 바이트는 위장 암살사건을 꾸미고, 로르샤흐에게는 살인죄를 뒤집어서 체포해버렸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와서 나이트오울 2세를 히어로에 복귀시키고 2대 실크 스펙터에게는 과거를 돌아볼 용기를 주어 결과적으로는 생명의 가치를 다시 깨달은 닥터 맨하탄은 대파멸을 막기 위해 지구로 귀환한다.
그러나 세계의 상황은 날로 악화되어가고 신문에서는 연일 히어로들을 비판하고 핵전쟁의 위험성을 거론하면서 상황은 더더욱 긴박해지고 로르샤흐의 광기에 오염된 정신과의사를 비롯해서 나이트오울 1세를 죽인 불량배들을 비롯한 많은 인물들이 뉴욕의 십자로에 우연히 집결했을 때 갑작스러운 폭발이 일어나게 된다. 이것은 바이트가 계획의 최종단계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만들어낸 괴물을 뉴욕 등 대도시 중심부로 이동시켜 그로인해 발생한 대폭발과 쇼크웨이브 때문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는 괴물을 외계인 침략과 연결시키는 이미지가 새겨지게 된다. 이러한 외부에서의 침략과 위협에 직면한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전쟁을 포기하고 공통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화해를 하게 되는 결과가 나온다.
- 영화에서는 로어셰크.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Rorschach Test(로르샤흐 검사)로 유명한 헤르만 로르샤흐의 이름을 딴 것. [본문으로]
- noui consilia et ueteres quaecumque monetis amici,"pone seram, cohibe".sed quis custodiet ipsos custodescauta est et ab illis incipit uxor(I hear always the admonishment of my friends:"Bolt her in, and constrain her!"But who will watch the watchmen?The wife arranges accordingly, and begins with them) [본문으로]
- 마지막 장에는 이런 첨부자료가 없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면 11개 장에 나온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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