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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픽션 미수다

아르미셸 2009.04.03 22:30

캐서린은 2007년 10월의 미수다 47회 방송에서 첫출연한 뒤 꾸준히 자리를 지켜왔다. 미수다 2기로 교체되던 당시 자밀라, 채리나, 브로닌, 사유리의 그늘에 가려져 있으면서도 캐서린은 은근한 대구 사투리로 구김살 없어 보이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줬고, 80회에 즈음해서 같은 대구 계명대의 은동령과의 콤비는 채리나와 누님라인이 사라진 미수다의 빈공간을 빠르게 채워나갔다. 특히 84회(2008년 7월) 방송에서는 힘들때 도와준 홈스테이 아줌마를 만나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대구 ‘캐순이’ 이미지를 내세워 대구 홍보대사를 비롯해 서서히 지역방송등에서 활동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비앙카와 함께 경상도 사투리의 친근한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캐서린은 100회 특집에서 가장 텃세가 심한 미녀로 꼽히기도 했지만 무뚝뚝해도 정감있어 보이는 이미지로 굳혀진 입지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런 캐서린이 한겨레 신문과의 미수다와 한국사회에 대해서 대화한 인터뷰는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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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내에서 가장의 위상문제, 유행과 1등의식에 시달리는 각박함에 대한 지적은 확실히 가슴에 와닿는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만연한 도덕적 해이와 정치-사회적 혼란을 돌아보면 성장과 발전을 최상의 가치로 삼으며 쫓기듯이 살아온 한국사회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 사회의 경쟁심과 향상심은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이라는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50년만에 최빈국을 손꼽히는 강국으로 만들어낸 원동력이지만, 쉴새없이 달려오는 와중에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을 돌아보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는 지적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서양인에게는 관대하면서 왜 동양인을 무시하는지’ 부분에서는 수긍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다. 한중일 삼국은 긴밀한 경제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지만 국민간의 감정은 적대관계에 가깝다. 그간 미수다에서 채리나, 손요, 사유리, 사오리, 은동령 등이 한국의 단점을 지적하거나 거슬리는 발언을 할때마다 받아온 비난을 곁에서 지켜본 입장에서는 갑갑할지 몰라도 대하는 그런 발언은 각국의 역사적 문제들에 대한 배려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또 굳이 역사를 언급할 필요도 없이 이웃나라끼리는 원래 사이가 좋지 않은게 일반적이다. 미수다에서 언급한 경우만 보더라도 영국과 프랑스가 그렇고 독일과 네덜란드가 그러하며 캐서린 본인의 출신지라고 할 뉴질랜드도 호주와 갈등이 있다고 수차례 말해온 바 있다. 원교근공이라는 말처럼 너무 가까운 나라끼리는 서로의 단점들이 워낙 빤히 보이기에 신비감 보다는 갈등관계가 더 부각되기 마련이다. 물론 국가간의 문제를 개인에게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더라도 동양인을 무시한다는 발언은 비약에 가까우며 이해가 부족했거나 무리한 지적이다.

한편 캐서린은 미수다에 대해서도 제작진이 컨셉을 요구한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편집을 통해서 자신의 본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연출해야 하는데서 나오는 고민과 함께 대본이 있느냐는 질문에 캐서린은 답변을 피했지만 119화에서 박지선이 “대본 보고서 (민증사진을) 가져왔다”라고 말한 경우라던지 그간의 여러가지 정황을 보면 대본이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의 리얼리티 쇼에 대본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부분이지만 미수다의 경우에는 단순한 예능을 넘어 외국인을 모아놓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컨셉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동안 미수다가 표방해온 솔직담백한 이야기중 많은 분량이 시청율을 의식해 각본과 편집의 조율을 거쳐서 나온 것이라면 미수다의 경우에는 토크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새해목표로 막창 요리법을 알고 싶다는 캐서린이 컨셉이라고 말한것은 사유리의 4차원 컨셉이 모두 설정이라던지 미친소에서 나왔던 사연들중 많은 부분이 각색이었다는 점등 최근에 터져나온 진실성 문제와 연관시켜 볼때, 시청율 경쟁을 위해서 시청자를 우롱해왔다는 비난까지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언을 함으로써 내부 고발자가 되어버린 캐서린의 미수다 내에서의 위상은 어떻게 될지, 또 미수다 자체의 향방에 있어서도 그냥 무시하고 가기에는 너무 큰 문제를 그저 새로운 미녀와 눈요기 감으로 덮어버릴 지, 정말로 솔직한 토크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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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 프로필사진 지나가다` 2010.07.17 08:17 신고 오래된 글이지만 한마디 적고 갑니다.저희 학교 어학원에도 외국인들 한국어 가르치는데 거기에도 미수다에 전화가 와서 학생들 보내달라고 부탁한대요~ 근데 유부녀는 안되고 ㅋㅋ 아가씨만 부탁한다 하더라구요. 근데 전화받은 교수님이 확실히 말해주셨는데 대본 있다고 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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