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볼 (1981)
The Cannonball Run
감독
할 니드햄
출연
파라 포셋, 버트 레이놀즈, 에드워드 애스너, 로저 무어
개봉
미국 | 코미디 | 15세이상관람가 | 95분
캐논볼 2 (1984)
Cannoball Run II
감독
할 니드햄
출연
제이미 파, 딘 마틴,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 텔리 사바라스
개봉
미국 | 코미디 | | 96분
이 영화를 아시는 분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기억해야만 할 가치가 있는 그런 영화라고도 하기 어렵고요.
다만 어릴적 TV에서 틀어주던, 기억 한켠에 담겨져 있던 B급 영화에 대한 추억의 편린입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그냥 뉴욕을 출발해서 LA로 향하는 캐논볼 런 경기에 출전한 내용을 코믹하게 그려낼 뿐이고
그 핵심이 되는 캐논볼 경기는 실재했던 Cannonball Baker Sea-To-Shining-Sea Memorial Trophy Dash가 모티브입니다.
어윈 조지 '캐논볼' 베이커라는 유명한 인디카 드라이버가 1951년 미국을 횡단했던걸 기념해서
한 자동차 잡지사가 기획한 이벤트로 시작한 이 대회는 1971년에 시작되어 1979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초대 대회 우승자인 하인츠-야보로 데이브 팀은 재규어 XJS를 몰고 32시간 51분만에 미국을 횡단하는 대기록을 세웁니다.
총 이동거리는 4,608km, 평균속도는 무려 시속 80마일(130km) 당시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속도제한이 시속 55마일(89km/h)
였다는 걸 고려하면 경기의 성격이 어떠했을지 대충 짐작이 가실겁니다. 차종, 최고속도 등등 모두 제한이 없고 그냥
누구보다 빨리 달려서 미국을 횡단하는 경기, 기타 자질구레한 내용은 신사협정에만 맡겼다는 점 때문에
이 경기는 당시 자동차 광들 사이에서는 제법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모티브로 만든게 바로 이 영화, 캐논볼 입니다.
등장하는 팀들은 고속으로 장시간 운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어떻게든 교통경찰의 제지를 뚫을수 있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합니다. LA로 가는 응급환자를 가장한 앰뷸런스 팀, 돈의 힘으로 매수하겠다는 아랍부호팀, 야시시한 몸매로
경찰관들을 녹여버리겠다는 여성팀, 적외선 영상장치를 장비해서 야간에 무조명 주행을 하겠다는 일본팀, 본드카로 동원한 007팀 등등 온갖 방법이 동원되어 교통경찰들을 따돌리고 속이며 시끌벅적한 레이스가 벌어집니다.
스토리 라인을 들으시면 짐작하시겠지만 당연히 비평가들에게는 거의 점수를 받지 못했고 특히 속편인 캐논볼2는
골든 라즈베리상을 무려 8개 부분에서 수상하는 기염을 토합니다.(영상, 각본, 감독, 남우주연, 여우주연, 남우조연, 여우조연x2)
그럴만도 하다 싶을 정도로 영화는 패러디가 조금씩 가미된 전형적인 B급물입니다만, 그래도 볼만한 배우들이 간혹 있습니다.
우선 1, 2편에 모두 출연한 성룡.. 이 영화는 성룡이 헐리우드에 데뷔한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모 월드스타씨가 생각나죠.
성룡은 스바루 4WD 운전수로 출연하는데 여기서는 일본인 역입니다. 기억하는 분이 있으실지 모르지만
쟈니윤씨도 일본인으로 출연하지요. 웃기게도 쟈니윤은 한국어가 섞인 어설픈 일본어를 하고
성룡은 내내 중국말로 지껄이지만 영화속에서는 다 일본말이 됩니다.
1편에서는 007역으로 꽤 유명했던 로저 무어가 나오고 제인 폰다 동생인 피터 폰다 등도 나옵니다.
또 여기서 나오는 캐릭터중에 '캡틴 카오스'라고 있는데 평소에는 얼간이고 누군가가 위험해지면 복면에 망또를 뒤집어 쓰고는 '닷다라단~'하는 장면이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에서 이용되었던 것 같네요. 그 외에도 보다보면 어디선가 봤던 것도 같은 느낌이 드는게 간혹 나오는데 알게 모르게 여기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있는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아무튼 모델이 된 캐논볼 경주 자체가 워낙 극적이라 (여성팀이나 앰뷸런스 팀은 실제로 경기에 사용되었던 아이디업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람보르기니 카운터크를 비롯해 과거의 명차들을 감상하는 맛은 있지만 뭐...
세월이 세월이다보니 과거에는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은 개그가 되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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