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 처칠이 하루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차를 타고 국회 의사당을 향해가고 있었다. 교통은 막히고 회의 시간은 다가오고, 처칠은 마음이 조급해져서 운전자를 재촉했다.
운전사도 마음이 급해져서 빨리가려고 서두르고 있는데 교통경찰이 처칠이 탄 자동차를 정지시켰다. 다급한 나머지 신호를 위반한 것이다. 교통경찰이 면허증을 요구하자 운전기사는 "이봐 이 차안에 영국 수상님이 타고 계시네. 회의시간이 임박하셨다니 어서 보내주게"라고 말했다.
그러자 교통경찰은 차 뒤쪽을 흘깃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얼핏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이 나라의 법을 지켜야 하는 수상각하가 교통신호를 어길리가 없소. 당신은 신호위반에다 거짓말까지 하는군."이라며 단호하게 벌금을 부과했다.
처칠은 회의에 늦었고 경시총감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처칠인데 오늘 신호위반을 해서 교통경찰에게 딱지를 떼이느라 회의에 늦었네."
그리고는 처칠은 "그렇게 법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교통경찰은 훌륭하네. 그를 1계급 특진시키게"라고 말했다.
그러자 경시총감은 "경시청 내규에는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람을 적발한 교통경찰을 특진시키라는 조항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처칠은 "오늘 경찰에게 두방이나 맞는군."이라며 껄껄 웃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 이야기는 좀 다르게 변주된다. 모 종교지도자 차를 검문검색했다가 종교계가 반발하고 경찰은 사과를 했다. 검문검색과 신호위반은 다른 문제이고 같은 선상에서 다루어질 수 없다.
하지만 두개를 비교하면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만약 우리나라 대통령이 탑승한 차가 지나간다면 교통경찰이 알아서 신호를 정지시키지 않을까.
만약 우리나라 대통령이 탑승한 차를 신호위반으로 처벌한다면 그 교통경찰의 임지는 어디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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