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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American Civil War

남북전쟁 외전 3. John Brown's Body

남북전쟁 때 군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 남북군 모두가 많은 군악대를 운용했지만 특히 돈이 많은 북군 군악대가 인기가 좋았다고들 하죠. 스톤리버 전투에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서로를 위해 남군과 북군의 군악대가 곡을 연주해주기도 했다는데요, 남군의 군가들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게 딕시랜드라면 북군의 가장 유명한 군가는 ‘John Brown’s Body’일 겁니다. 

이렇게 말하면 잘 모르겠지만 개신교 신자라면 잘 아는 Battle Hymn of Republic과 같은 곡입니다. ‘마귀들과 싸울지라 죄악벗은 형제여, 담대하게 싸울지라 저기 악한 적군과… … 영광 영광 할렐루야~ 영광 영광 할렐루야~’ 라고 하면 더 잘 이해되겠죠.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영광 영광 대한민국~ 이라는 버전이 유명한데 워낙 유명한 곡이다보니 버전도 많고 가사도 다양합니다.

간혹 군가를 찬송가를 부른다고 비난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 곡의 첫 시작은 찬송가에 더 가까웠습니다. 역사가들은 흑인들의 영가였다던지 영국이나 스웨덴에서 건너온 노래가 변형되었다던지 원곡의 기원에 대해 다양한 설을 내놓고 있지만 1800년대에 유행했던 캠프 활동에 사용되기 위한 민속 찬가의 일종으로 널리 사용된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19세기 미국에서는 종교적인 분위기가 강했고 종교 행사에 야외 활동을 결합시킨 창조적인 영적 부흥운동들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는데 이 곡의 단순하면서도 활기찬 분위기, 반복되는 리듬이 부흥사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던 모양입니다.

Say, Brothers 말해보게 형제여.

(1st verse)
Say, brothers, will you meet us (3x)
On Canaan's happy shore.

말해보게 형제여 우리를 만나겠는가
가나안의 행복한 해안에서

(Refrain)
Glory, glory, hallelujah (3x)
For ever, evermore!

(2nd verse)
By the grace of God we'll meet you (3x)
Where parting is no more.

(3rd verse)
Jesus lives and reigns forever (3x)
On Canaan's happy shore.

캠프파이어에 초대하는 의미 비슷하게 불리는 이 가사로 된 1855년 악보가 있었고 그 전에도 찬송가 비슷하게 불리던 곡이었지만 이 곡은 남부의 해방 노예들 사이에서 서서히 ‘강을 넘어 보다 행복한 곳으로 가자’는 의미를 내포하면서 반 노예주의 적인 의미를 담은 곡으로 불리다가 1860년대에 존 브라운 사건이 터지자 군가로 성격이 변합니다.

존 브라운 사건은 극렬 노예해방론자 존 브라운이 하퍼스 페리의 미 연방 무기고를 습격한 사건을 의미하는데 ‘거의 모든 물건이 피로써 정결케 되나니 피 흘림이 없은 즉 사함이 없느니라’(히브리서 9:22)라는 구절에 깊이 감명을 받은 존 브라운은 연방군에게 진압당해 사형을 당하면서도 의연하게 ‘이 죄악의 땅에서 일어나는 범죄는 피 흘림없이 씻어지지 않을 것임을 확신한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반란(?)을 진압한 것이 남군의 명장으로 유명한 로버트 리 였다니 얄궂은 운명이라고 할까요. 오늘날 지하철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쳐대는 분들 보다 심한 대책없는 돌+아이지만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그는 시대를 앞서간 영웅이 되었고 1861년 5월 12일 일요일, 기록된 중에서는 처음으로 존 브라운의 시체(John Brown’ body)라는 가사가 붙여져서 불리게 되었고 군인들이 이곡을 부르면서 보스턴 거리를 6월 18일에 활보한 것이 신문에 실려 있습니다.

가사 자체는 간단하게

John Brown’s Body lies a-mouldering in the grave,(x3)
His Soul’s marching on

존 브라운의 시체는 무덤에 누워있지만
그의 영혼은 진군한다

이런 반복구에 뒤에 영광 영광 할렐루야가 들어갔을 뿐으로 간단한 가사였지만 나중에 1862년 2월에 유명한 공화국 군가(Battle Hymn of the Republic)에 곡이 채용되면서 점점 더 변형 가사들이 늘어났고 2차대전 때에는 공수부대용으로 Bloody Upon the Raisers(http://armishel.tistory.com/119)로 가사를 보다 과격하게 변형하는가 하면 유아용으로 가사를 순화시킨 ‘존 브라운의 아기’(John Brown’s Baby)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이 곡이 일본으로 건너가서는 이름만 바꾼 ‘곤베상의 아기’가 되더니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개신교의 전투적인 특성을 본받아 가사까지도 '마귀들과 싸울지라~' 라고 이어지는 상당히 투지넘치는 곡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