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 진출에 있어서 먼저 시도된 것은 북동항로로, 이 항로는 무엇보다 경제적인 이점을 강조하는 일단의 이론가들에 의해서 지지를 받고 있었고 이들의 필두에는 존 디가 있었다. 당대의 대수학자이며 천문학과 지리학에도 조예가 깊고 메르카토르와 친분이 깊은 존 디는 당시 궁정점성술가로 엘리자베스 1세의 총애를 받고 있었다. "에녹어"라고 하는 독특한 언어를 제창하여 대천사장 미카엘과도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바디랭기지의 달인 띠딕 존 디 선생은, 아라비아 지리학자들의 저작을 근거로 타빈곳이라고 하는 지점을 지나면 항로가 남동쪽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일단 이 항로를 통한다면 카타이와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북해안으로 바로 갈 수 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포르투갈이나 에스파냐가 항로를 발견하여 막대한 부를 쌓아올려 유럽의 주역으로 나섰듯이 야심많은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멋진 기회가 될 수 있었다.
존 디는 대영제국의 거창한 비전을 제시할 뿐 아니라 당시 북미대륙을 통과하는 북서항로 주변의 거주민은 모피를 입고다니는 야만족이지만 북아시아의 거주민들은 중국의 영향을 받아 제대로 된 옷을 입고 있을 것이고 남방의 비단이나 사치품을 따듯하고 수명이 긴 영국의 모직천과 교역할 수 있으리라는 가능성을 들어 당시 영국의 주요산업이었던 양모직조업 종사자들에게 매력적인 이익을 제시했다. 즉, 머나먼 중국까지 도달하지는 못할지라도 적어도 도중에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역으로도 어느 정도는 이익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 있었다.
1551년 리처드 챈슬러와 세바스티앙 카보트, 휴 윌로비 경은 상업모험회사(Company of Merchant Adventurers) 를 설립하여 에드워드 국왕의 특허를 얻어 240여명의 투자자에게서 25파운드씩 자금을 모아 북동항로 탐사를 준비했다. 11553년 휴 윌로비 경은 Bona Esperanza(120t), Bona Confidentia(90t), Edward Bonaventure(60t) 이상 3척의 배로 구성된 함대를 이끌고 머나먼 중국을 향해 출발했다. 도중에 태풍을 만나서 함대는 뿔뿔이 흩어졌지만 윌로비 경은 노르웨이의 노드 곶을 지나 노바야젬라 군도의 남서단을 발견했다. 그러나 그 시점에서 이미 여름은 끝나가고 있었기에 랩랜드에서 겨울을 나기로 하고 배 위에서 거처를 마련했지만 이 선택은 참담한 결과를 빚어? 추위와 괴혈병으로 모든 선원이 사망했다.
그러나 윌로비 경의 Edward Bonaventure호에 탑승했던 리처드 챈슬러는 백해를 통과하여 오늘날의 아르항겔스크에 도달했다. 그곳에서 모스크바 까지는 1,000Km 이상 떨어져 있었지만 이반 뇌제의 치하에서 번영의 기틀을 다지고 있던 모스크바는 이미 런던보다도 더 큰 도시로 성장하고 있었고 발틱해를 가로막고 있는 적대국가들 때문에 서방과 교역하지 못하고 있어 발전이 정체되고 있던 모스크바 공국은 기꺼이 영국과의 교역로 건설에 나서기로 했다.?
이로써 북방항로 발견 자체는 실패했지만 모스크바 공국과의 중요한 교역로가 발견된 것이 항해의 성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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