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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Sex and the City The Movie Pros and Cons, Cons

우선 말해둘 것이 있다.

SATC의 팬이라면 아무 말할 필요가 없다. Just do it!

드라마 2편 분량이 팬서비스 용으로 제작되었는데 안본다는 건 죄악이다.

그런데 만약 SATC의 팬이 아니라면? 과연 이걸 영화관에서 143분동안 볼 수 있을까?

The Movie

완결된 드라마를 영화로 변주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드라마의 시청자들은 6시즌 100여편에 걸쳐 캐릭터에 익숙해질 시간이 충분했다.

SATC 팬들은 안다.

새된소리로 징징거리지만 캐리에게 위트와 숨겨진 귀여움이 있음을,

알파우먼 미란다의 완벽주의 속에 가냘픈 내면이 있음을.

얌전빼고에 깔끔떠는 샬럿에게 친구들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있음을.

사만다가 단순한 색골 아줌마가 아니라 큰언니의 카리스마가 있음을.

하지만 영화에서 2시간이 넘도록 주절주절 이야기를 늘어놓아도 캐릭터를 다 알리기에는 부족하다. 그 때분에 주연들은 드라마에서 보다 훨씬 데포르메를 걸친 캐리커쳐 처럼 보인다.

캐리의 이기심, 미란다의 냉소, 샬럿의 공주취향, 사만다의 주책 모두가 강렬하게 부각된 것도 모자라서 40을 넘은 어른이 10대 소녀들 마냥 초음파 급 비명을 질러대면서 손을 흔들어대지 않으면 친근감을 표시할 수 없었나?

Sex

SATC에 거부감을 느끼는 많은 남자들이 간단히 말하듯 SATC의 주인공들은 못생겼다. 아니 정정하자.

그들은 가끔 귀엽거나 멋지거나 섹시하다. 40대를 넘은 나이를 고려하면.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안" 섹시한 여자 1위 사라 제시카 파커가 제목에 Sex가 들어가는 드라마의 주연이라는 이유만으로 섹시하다는 표현을 붙여댄 기자들과 남자들이 궁금해할 무엇인가가 있다는 선전성 멘트의 설레발 때문에, 무언가 섹시한 것을 보러간 남자가 있다면 호모가 아닌 이상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때로는 폭발하듯 화려하게, 때로는 심플하고 우아하게 명품을 처발라서 휘감아서 코디하고, 하다못해 침대에서 까지도 진주 목걸이를 걸고 자더라도, 사라 제시카 파커의 작은키와 지나치게 긴 말상, 주름과 사마귀를 커버할 수는 없다. 사만다와 미란다가 제목이 무안하지 않도록 성의껏 벗어주더라도 결국, SATC에서 나오는 여성의 누드는 섹시하다기 보다는 비키니 라인 밖으로 삐져나온 털처럼 해학적이다.

차라리 섹시하기로는 단테 역의 질 마리니가 화끈한 몸매를 보여주지. 말하자면, 드라마건 영화건 SATC는 여성을 위한 섹시 환타지를 제공하는 것이지 남자들에게 어필하는 게 아니다.

The City

그 정도라면 같이간 여자친구를 위해서 참고 보아줄 수 있다고?

영화는 시작부터 온갖 명품들로 격하게 관객의 눈을 현혹시키면서 급피치를 올린다. 아닌게 아니라 액션물이 때리고 부수는 걸로 스크린을 채우듯 SATC는 가장 완벽한 웨딩의 환타지를 축으로 온갖 명품들의 홍수로 스크린을 채운다.

영화 스텝롤을 끝까지 다 본 사람이라면 원작의 팬이 아니라도 어느 정도로 SATC가 의상에 목숨건 영화인지 알 것이다. 부담스러운 러닝타임에도 과감하게 캐리의 패션쇼나 모델 패션쇼 관람에 시간을 할해하고, 등장인물들이 장면마다 옷을 갈아입지 않을 수 없도록 Chanel, Dior, Gucci, Prada, Louis Vuitton, Burberry는 기본으로 Fendy, Oscar de la Renta, Christian Lacroix, Lanvin, Manolo Blahnik에서 Diane von Furstenberg, Carolina Herrera, Vivian Westwood까지 명품은 그야말로 흘러 넘친다.

그것이 SATC의 인기비결이고 말하자면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다. 영화속 부유하고 화려한 알파걸들은 때마다 온갖 명품으로 휘감고 "찌질한 남자"보다는 독신을 택한다. 언젠가 올 "Mr. Big"을 노리는 이들에게 SATC는 우아한 백조가 물밑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건 숨기고 뉴요커의 쿨함으로 환타지를 제공한다.

영화의 러닝타임 절반까지 홍수처럼 밀려오는 눈요기거리를 다 보고난 다음 당신은 이어지는 스토리를 볼 기력이 있을까? 그때부터 나오는 여자들이 진정으로 내 이야기라고 느끼는, 또 다른 환타지를 보고 있을 여력이 남아있으리라고 확신하다면 SATC는 볼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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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SATC] - SATC, Sex and the City The Movie

이 다음에는 Pros and Cons로 더 쓸 생각인데 일단 끊습니다.

근데 정말 저는 저주받았나 봅니다. 왜 영화쪽 새글로 못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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