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제가 번역한 위키피디어 영문, 일문 문서는 개수로 200개가 넘고 글만 xml로 약 10mb가 되는 걸 보면 족히 책 1권을 채울정도는 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국어 위키에 직접 손을 봐서 올려놓은 것은 2개 뿐이네요.
한국어 위키피디어의 글은 6만건 이상입니다. 이 정도면 상당한 분량이긴 해도 영문위키의 240만 항목 이나 일문위키의 49만 항목 이상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하다못해 스웨덴이나 핀란드 수준보다 못하다는 건 인터넷 강국을 자부하는 한국의 네티즌들이 생산한 수치로는 많이 부족하군요. 위키피디어는 현 시점에서 한국에서 적응하지 못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그 이유로 제시되는 것들을 보면
1) 한국어 웹에는 선발 경쟁서비스가 있다.(모바일 기반으로 이전중인 시점에서 확산기를 지난 상황에 뛰어들었고 경쟁서비스가 있다)
영문 yahoo!와 유사한 네이버 지식in 서비스는 한글 위키가 등장할때 이미 5천만 건에 가까운 분량이었습니다. 정보의 질적인 면이나 신뢰도를 따진다면 논란의 여지가 많은 위키피디어만도 못한것이 네이버 지식in 서비스지만 백과사전의 범주를 넘어서 따진다면 그 나름대로의 존재의미가 있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죠. 웹 2.0의 도입이 느리고, 전체 www에 비교하면 좁디좁은 한국웹을 이미 선점하고 있는 다른 포맷의 경쟁서비스가 있는 이상 파고들기는 어렵겠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지식in과 한글 위키피디어는 개념 상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전문직 종사자들의 지식 기부 전문화 수준이 낮음
협업문화의 문제
하지만 그보다 제가 생각하는 한글 위키피디어의 문제는 협업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위키피디어에 처음 글을 올릴때의 일입니다. 애써 적은 글이 순식간에 난도질을 당해서 다른 편집자의 입맛대로 재생산 된다음, 그 편집자의 이름으로 새로 올라가버리더군요.
나중에 한참 지나서 다른 글을 올렸더니 이름이 잘못이라고 외국어 표기법이 거론되고는 표제어가 바뀌더군요.
제가 성격이 까탈스러워서인지는 몰라도 그 뒤로도 글이 의견조율없이 단숨에 기준에 맞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쉽게 삭제되어버리는 걸 보면서 글을 더 올릴 엄두가 나질 않더군요. 게다가 토론란을 보면 왜 지웠냐는 의견충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며 서서히 한글 위키피디어에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그래도 제가 쓴 글이나 관심있는 글은 조금씩이라도 손을 봅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저는 웹 2.0의 위키 기반 사이트가 잘 운영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항해시대 정보를 다루는 사이트 http://dhoguide.com/?은 소수의 관리자들이 제보자들의 제보를 받아서 방대한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했죠.
하기사 우리 사회의 "알면 남주냐?"라는 문화가 있는 이상 "돈도 안되는 걸 뭐하러 고생해서 번역하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할말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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