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다이버 14권
인터넷 최강레벨의 기사 모임인 넷 스타즈를 맞이하는 몬지 부대의 선봉은 이번에도 오른쪽 사간비차만 두는 우가쿠 입니다.
넷스타즈의 선봉은 몰이비차 사간비차, 차봉은 앉은비차의 망루울타리로 서로 다른 전법을 썻지만 우가쿠는 상대의 전법에 관계없이 오른쪽 사간비차로 대응해서 연승을 거둡니다.
제1도 (p. 37)
투료도. △9二옥 ▲9三은 △동계 ▲8二금 까지로 외통입니다.
제2도 (p. 51)
투료도. 어떻게 막아봐야 ▲3二비 승격으로 외통입니다.
2연패 상황에서 넷스타즈의 중견으로 나선 것은 50년동안 장기만 연구해왔다는 ‘장기선인’. 연구결과를 정리한 글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방에서 자료를 뒤적거리며 우가쿠의 오른쪽 사간비차를 맞아 싸우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리 서로가 보지 않고 인터넷으로 대국하고 있다지만 이런 방식은 완전히 비매너에 규칙위반입니다. 프로의 기사들도 네트워크 대국을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경우,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레퍼리가 입회해서 이런 행동을 엄격하게 금지합니다. 여러분은 대국하면서 책을 뒤적거리는 행동은 하지 말아주세요.
아무튼, 대국으로 돌아와서 지금까지와 달리 후수 차례가 된 우가쿠는 여전히 오른쪽 사간비차로 나오고 그에 맞서는 장기선인은 정통적인 몰이비차 사간비차로 나옵니다. 상대가 수를 두는 속도에서 적절한 대책을 세워두었을 것이라 짐작한 우가쿠는 속공보다는 안정적인 진형을 구축하는걸 우선시해서 앉은비차 동굴곰 진형을 짜려고 합니다. 그러나, 여기까지도 장기 선인의 연구 범위내. 우가쿠의 진형이 완성되기 전에 ‘챙강은’으로 바로 공격을 시작해옵니다.
제3도 (p. 63)
동굴곰이 아무리 강한 울타리라지만, 미완성 상태로 은장이 방어위치에 도달해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해도 한번에 장군을 부를 수 없다는 동굴곰의 최대 장점이 발휘되지 않고, 금과 은의 연계도 미약한 상태입니다. 반면에, 장기선인의 옥은 미노 울타리(마지막 금의 위치가 완성되지 않았지만)가 완성되어 있으므로 당장 전투에 돌입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자기 페이스로 끌어들인 장기선인은 연구의 성과를 충분히 발휘해서 우가쿠를 압도해 버립니다.
제4도 (p. 68)
투료도. △동옥으로 벗어나려 해봐야 ▲3二각으로 외통입니다.(2二로 옥이 도망쳐도 ▲2一금, △동은이라면 ▲동성향 △1一옥 ▲2二금까지 외통.)
몬지군단의 차봉은 치치입니다. 오직 오른쪽 사간비차만 사용하는 우가쿠랑 대조적으로 치치는 독창적인 초반전법을 시도하는데, 첫수가 무려 △9四보로 끝보를 찔러넣습니다.
●第5? (p81より) ● 5도 (p81에서)
사카다 산키치의 △9四보는 워낙 유명해서 ‘월하의 기사’라는 제목의 만화, 드라마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수가 얼마나 충격적이었는가에 대해서, 오다 사쿠노스케는 자신의 작품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
족히 10분이나 지났다. 사카다의 눈은 다시 반상으로 돌아왔다. 짧고 두꺼운 목에 이어지는 손오공을 연상시키는 머리를 까닥하면서 오른손을 장기판 오른쪽으로 뻗었다.
그 손의 위치를 보고 기무라는 평범하게 비차 앞의 보를 8四로 전진시키는 구나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카다의 손은 다시 한칸 더 오른쪽으로 이동해 9三의 끝보를 잡았다. 소리도 없이 스윽~하고 9四로 보를 전진시켰다. 16년만에 두는 일생일대의 대국에서 첫수는 생각지도 않던 뜻밖의 수.
오다 사쿠노스케는 이 사건에 강한 인상을 받았는지 이후에도 ‘가능성의 문학’이나 ‘승부사’같은 작품에서 이 △9四보에 대해 적고 있을 정도입니다.
반면에 사카구치 안코는 사카다의 끝보찌르기에 대해서
초반에 우위에 설 수 없었던 사카다 8단이 첫수로 끝보를 찌른 것은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치더라도 졸렬한 수법에 불과했다. 기무라 명인이 대변하는 현대적이고 실리적인 우위 사상에 비추어보면 사카다 8단의 패배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확신한다. 사카다 8단의 자유분방한 힘에는 현대라는 실재를 만족시킬만한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 그 역량의 빈곤함을 생각해볼 때 첫수로 끝보를 찌른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사카구치 안코, 오사카의 반역’
이라고 꽤 혹평하고 있습니다. 그 말대로 후수차례에서 첫수로 끝보를 찌른다 라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수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후수차례에서 두더라도 자신의 각행을 교환하는, 이른바 ‘1수손해 각행교환’ 전법이 정리됨에 의해 서반의 수 손해를 만회하는 전법이 개발되면서 2수째의 끝보 찌르기라는 ‘사카다 산키치의 △9四보는 현대에 이르러 소색하게 되었고, 거기서 더욱 나아가 9五까지 찔러내는 급진적인 형태로 재현한 것이 치치가 사용하는 끝보찌르기 전법입니다.
제6도(p. 87)
목표 자체는 p. 86에서와 다르지 않지만 종래의 사고방식으로는 끝보를 찌르는 것은 급하지 않은 수, 게다가 각의 머리 부분(2三)은 노가드 상태라는 조건이라면 장기선인이 아니더라도, ▲2四보로 밀어넣고 싶어집니다만,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동보 ▲동비 △8八각 승격 ▲동은에서 △3三각(p.87)이 회심의 한수. ▲2一비 승격으로 △8八각 승격에 맞서서 서로가 큰말을 승격시키고 활용하는 난전에 들어가는 경우에도 끝보를 2칸이나 전진시킨 넓이가 후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9二비 ~ △9五비로 비차를 크게 회전시키는 활대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2八비로 비차를 되돌려 난전의 여지를 해소해버린다면 △2六보가 남아있습니다.(△8八각 승격을 비차가 막아야 하기 때무에 ▲동비로 잡아낼 수가 없다.) △2二비로 되돌려보려한다면 여기서부터는 완전히 후수의 생각대로(본 대국에서는 아마도 이렇게 진행되었던 듯) 즉 ▲2四보라는 무리수를 유도해서 ▲7八금이나 ▲6八옥 같은 수를 생략한 것이 통한의 실책으로 이어져버렸습니다. 우위를 차지한 치치는 귀신같은 공격력을 보여줍니다.
제7도 (p. 91)
투료도. 용으로 불러온 장군을 막는 수로는 ▲7八각이나 ▲7八계가 있지만 어떻게 하더라도 △7七은 ▲9九옥 △8八금 ▲동은 △동은 ▲동옥 △7七은 ▲9九옥 △7九용 ▲8八합(무엇으로 막아도 같다) △8八은 까지로 외통. ▲9九옥으로 도망친다해도 △8八은 ▲동은 △8九비 ▲동옥 △7八금 ▲9九옥 △8八금 까지로 외통입니다.
다음은 넷스타즈 부장 대 치치 전. 여기서 치치는 신형 다이렉트 사간비차라는 전법을 사용합니다.
제8도 (p. 97)
사간비차라는 오랜 전법의 어떤 부분이 신형이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사간비차와 비교해봐야 합니다.
제9도 (보통의 사간비차)
기존의 사간비차에서는 그림에서처럼 △4四보로 각길을 막아버리고 비차를 이동합니다. 반면에 신형 사간비차에서는 각길을 열어놓은 상태로 비차를 옮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왜 각의 길을 막지 않고 비차를 움직이느냐하면 앉은비차 측의 동굴곰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권에서 스가타 대 몬지야마 전에서 강조되었지만 앉은비차 동굴곰 전법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대단히 우수한 전법입니다. 이 때문에 앉은비차 쪽이 동굴곰을 만들어서 방어를 굳혀버리지 못하도록 항상 각행교환을 불사한겠다고 위협해서 상대가 동굴곰 울타리를 짜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각행교환 몰이비차라는 전법은 모든 형태의 앉은비차를 의식하는 전법으로, 신형 사간비차도 이 개념에 들어갑니다. 무엇보다 신형사간비차에서는 앉은비차 측에서 속공에 나서려고 하면 △4四보로 각길을 막아버리고 종래의 사간비차 형태로 변형하는 것도 자유자재입니다. 서반에서의 이런 공방은 현대장기의 특징적인 부분입니다.
뭐, 장기로 돌아와보면 신형 사간비차에 현혹되는 일이 없이 넷스타즈의 부장이 우위를 차지하고 밀어부쳤습니다만 그러다가 갑자기 시간초과로 패배.
다음은 넷스타즈의 대장 키자키의 차례입니다. 선수를 잡은 키자키지만 스스로 선수의 권리를 버리고 각행교환을 무시해버립니다. 여기서 ‘선수의 권리를 버린다’라는 말은 ▲7六보 △3四보 ▲2二각 승격 △동은으로 진행 으로 진행해버리면서 후수에게 △2二은의 1수를 먼저 넘겨준 것을 말합니다. 즉, 선수이지만 후수가 된 것으로 키자키가 이런 선택을 한 것은 각행교환 요봉은 전법을 두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각행교환 요봉은이란 아래와 같은 전형을 말합니다.
제10도 (각행교환 요봉은)
이 상황은 하나의 예입니다만, 각행을 교환하고 5六이나 5四의 보 위에 은을 허리쪽으로 진출시키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림의 형태는 그 중에서도 선후수 동형이라고 하는데, 선수차례건 후수차례건 사용하려면 충분한 연구가 있어야 자신있게 둘 수 있는 국면입니다. 사실상 후수차례가 되어 요봉은을 두고 있는 이상 키자키는 이 전법에 대해서는 대단한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기풍을 알지 못한채로 대국을 치러야 하는 아마추어 장기에서는 이처럼 자신의 주특기 전법을 갖고 있는 것이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치치는 키자키의 페이스를 무시해버리고 각행교환 사간비차를 사용합니다.
제11도 (p. 118)
이 국면에서 몬지야마는 신종 사간비차라고 합니다만 본국에서는 각행을 교환했기 때문에 각길이 통하는 상태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해도, 세세한 부분은 비슷하고, 신형이지만 '다이렉트’라고 부르는 부분은 재미있다고 할까요.
과거에는 ‘몰이 비차에서 각행교환’이라는 것은 서투른 수법의 대표같은 것이었지만 시대가 변한 지금에 이르러서는 ‘몰이 비차에서는 각행교환’이라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넷스타즈와의 대국이 끝나고 이번에는 장기 권투라는 바보같은 승부가 시작됩니다. 뭐, 체스 권투라는 것도 있고 센자키 마나부 8단도 해본적이 있습니다만,
의외로 장기와 권투는 통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장기세계 2008년 2월호에는 센자키 마나부 8단과 WBC 플라이급 챔피언(당시) 나이토 다이스케와의 대담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나이토 ; 저는 말이죠. 가끔 장기랑 권투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면 상대는 이렇게 온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또 이렇게... 라는 식으로 이미지를 사람에게 설명할때는 장기에 비유하곤 합니다.
스미노 대 키자키의 장기 복싱에서 스미노는 장기 라운드에 ‘왕장만’이라는 과격한 핸디를 주고 시작합니다. 제한시간을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난이도는 알 수 없지만 언뜻 보면 쉬워보일 수도 있습니다. 뭐, 갑자기 몇수내로 왕장을 잡아내라고 하면 워낙 왕이 도망칠 곳이 많기 때문에 할만하다... 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만, 방법만 안다면 사실은 30수 내로 잡아버릴 수 있습니다. 뭐, 초보자가 상대라면 이것만으로 이겨버린 하부 요시하루 같은 경우도 있지만 한수마다 스미노가 엄청 시간을 끌었던지 그게 아니면 키자키는 시간에 쫓길때 실력발휘를 못하는 스타일이라던지 그런걸까요. 그나저나, 마지막에 스미노와 키리노의 대화를 보고있자니 081에서 801(야오이)가 되어버리려나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