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시간이동의 가능성을 생각해보았다. 이번에는 시간이동을 불가능하게, 또는 무의미하게 만드는 시공간연속체의 개념을 알아보자.
4차원의 생활
◀중학생만 되어도 알 수 있는 x, y 좌표다. 이것은 2차원의 삶을 정의한다.▶고등학생 이라면 하나의 축을 더해서 3차원을 정의하는 x, y, z좌표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직관적으로 알듯이 차원을 정의하는 각각의 좌표축은 서로에 대해서 90도를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이 좌표축은 우리의 삶과 다르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우리의 위치는 3차원 좌표축으로 완전하게 표시될 수 없다.
예를 들어보자. 만약 어떤 로덕후가 왕십리에 쌍제이가 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마중나가려 해도 그를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2009년 2월 24일 몇시에 온다는 시간정보를 모르기 때문이다. 만약 쌍제이가 2008년 2월 24일 왕십리에 왔는데 그때 없었다면 영원히 못만날 수도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3차원이 아니라 시간을 더한 4차원 좌표계가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x, y, z 좌표계에 어떻게 또다른 90도 좌표축을 더할까. 어떻게 찾아봐도 각각의 축에 90도를 이루는 새로운 축을 더할 수는 없지만 상상을 통해서 이걸 가능하게 해보자.
우선 사진을 찍어보자.
이 사진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3차원적 위치좌표는 다르지만 사진을 찍어놓으면 하나의 축이 압축되어 2차원 평면이 된다. 3차원이 2차원처럼 된 것이다. 만약 이 사진들을 쭉 모아서 시간순서대로 쌓아놓으면 영화처럼 시간적으로 움직이는 세계를 표현할 수 있다.
연속사진. 바로 이것이 4차원의 좌표계의 기본개념으로, 시간축은 2차원화된 3차원에 수직으로 만나는 좌표계에 비유될 수 있다. 다만 엄밀히 말하면 이렇게 만든 사진을 쌓아올린 모의 4차원은 설명을 하기 위한 개념이고 실체상의 4차원 시공간는 다르다.
여기서 보이는 별과 나무는 사진에서는 같은 평면에 있지만 시간축 상의 실제위치는 심할때는 수억년의 차이가 있다.
우리가 시각적으로 인지하는 정보는 시간적인 차이가 있는 개념으로 정확히 우리가 실존하고 있는 순간과 다른 시간에 존재한다. 내 앞에 있는 모니터의 글씨는 10억분의 1초 전에 존재했고 달은 3초전에 존재하며 태양은 8분전에, 밤하늘의 별들 중에는 수십 수백억년 전에 존재했던 것도 있다. 빛의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서 대부분의 사람이나 사물들은 거의 유사한 시공간 좌표계를 살아가고 있기에 모의 4차원과 실제의 4차원 시공체는 별로 다르지 않을 것 같지만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거나 엄청나게 먼 거리에 위치하는 존재는 내가 살아가는 시공간좌표계와는 좀 다르게, 내가 보기에는 휘어진 것처럼 보이는 시간축을 살아간다.
개념화된 4차원 좌표계
만약 지구로부터 100억광년 떨어진 은하계에 데스몬드가 앉아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우리와 데스몬드 사이에는 아무런 상대운동도 없다고 가정한다.(실제로 지구는 이동하고 있고 은하의 운동이나 우주의 팽창, 중력에 의한 효과등이 일어나서 서로 움직이고 있다.) 이 경우 시공간에 대한 우리와 데스몬드의 의견은 항상 일치한다. 두 사람은 시간축에서는 같은 좌표를, 같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데스몬드가 일어나서 요트를 타고 지구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이동해 가고 있다고 생각하자. 이때 데스몬드의 운동속도 때문에 나와 그의 시간축은 달라진다. 요트 근처의 페니에게는 별 상관이 없지만 데스몬드의 요트가 만들어내는 느린 속도도 100억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우리에게는 문제가 다르다. 만약 데스몬드의 요트가 16km로 멀어져간다면 그가 존재하는 시간축상에 같이 존재하는 것은 지금의 내가 아니라 시간축 좌표계에서 150년 전의 지구이다. 만약 요트가 아니라 1,600km로 이동하는 비행기를 타고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면 그와 같은 시간축상에 존재하는 지구는 내 입장에서는 무려 15,000년 전의 모습에 해당한다. 같은 원리로 1,600km로 멀어지는 비행기를 타고 있다면 그는 15,000년 후의 지구 모습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10억년전의 별을 바라보며 지금이라고 생각하는 걸 생각해보라.)
이렇게 별것도 아닌 이동만으로 미래와 과거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거리가 멀수록 빛이 도달하는데, 즉 우리가 관찰해서 인지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만약 100억광년 밖의 데스몬드가 시속 15km로 지구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면 링컨대통령이 암살되는 장면과 같은 순간에 존재하지만 이 장면을 직접 보려면 100억 광년이나 걸리니까 그가 영향을 줄 방법은 없다 미래도 마찬가지라서 데스몬드가 시속 10km의 속도 지구에 접근해온다면 100년뒤의 우리나라에서 일어날 사건들과 그는 같은 시간좌표계에 존재한다. 즉, 우리가 경험하지도 못한 일인데 100억 광년 밖의 존재에게는 일상의 일과 같은 사건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시공간의 연속성이다.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만물들의 현재와 다른 장소에서 임의의 속도로 움직이는 관측자의 현재가 똑같은 시간단면상에 존재하는 것을 인정한다면 결국에는 시공간의 모든 사건들은 현재가 된다. 시공간은 현실적인 실체이며 전 우주가 모든 시간에 걸쳐서 하나의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다.
과거, 현재, 미래는 환영에 불과하고, 정말로 존재하는 것은 이들이 하나로 합쳐져 있는 시공간이다. - 아인슈타인
이에 따르면 모든 사건은 발생한 시간, 장소에 관계없이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연속되는 시공간 상에 존재한다. 사건들은 과거에 일어났고 현재에 일어나며 미래에 일어날 예정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공간안에 동등하게 존재한다.
The other side of LOST No1. 찰리의 선택 http://armishel.tistory.com/341
The other side of LOST No2. 시간이동의 가능성 http://armishel.tistory.com/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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