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U@K리그
2002년 한국을 강타한 월드컵 열풍과 대표팀의 스타선수들이 줄줄이 해외 빅리그로 진출하면서 (송종국; 부산 > 페예노르트로, 이영표 ; 안양 > PSV 아인트호벤) 증폭된 유럽리그의 영향으로 K리그의 서포팅 문화는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대구와 인천에 시민구단이 등장하는 등 프로축구계에는 폭발적인 활기가 넘쳐 흘렀다.
4강 토너먼트, 챔피언 결정전을 모두 폐지하고 풀리그제를 도입하자마자 디펜딩 챔피언 성남이 독주하는 가운데 후반부터 미칠듯한 기세로 페이스를 끌어올린 울산과 수원의 상승세가 막판까지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하면서 2002년 K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불과 승점 2점 차이로 성남이 2연패를 달성하는데 성공한다.
이듬해에는 팀의 레전드 신태용이 K리그 최초로 60-60을 성공시키는 가운데 성남은 팀사상 2번째로 리그3연패를 달성하는 영광을 안았고 90년대 중반이후 계속되던 부진을 떨쳐내고 다시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게 된다.
대외적으로는 2002년에 수원은 AFC챔피언쉽과 AFC수퍼컵을 모두 석권했고 전북은 AFC위너스 준우승, 안양은 AFC챔피언쉽 준우승을 달성하는 등 아시아의 호랑이 한국축구의 위엄이 넘쳐 흘렀고 리그 내부에서는 장기적으로도 드래프트제를 폐지하고 유소년 클럽을 의무화하는 등 그동안의 숙원사업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었지만 2002년의 영광은 그리 길지 못했다.
팬들의 기대와 의식수준은 세계4강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우수한 선수들이 차례차례 해외로 진출하면서 K리그에 실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열기는 수그러지기 시작했고 월드컵의 유산을 놓고 배후에서 암투가 벌어지는 가운데 '서울공동화'는 2004년 초유의 이슈로 떠오른다.
2. 연고이전
서울시가 2,033억을 들여서 건설한 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한 축구전용 경기장들은 주인을 잃고 방황하는 상태였고 축구협회는 서울연고 축구팀 문제에 있어서 '선창단 후이전'을 방침으로 내세웠다.
한때 팀창단을 검토한다던 금호 그룹이 계획을 백지화하면서 서울연고의 신생팀 창단이 난항을 겪자 2003년말, 안양LG는 연고복귀를 내세우며 서울로 이전하겠다는 의사를 비치기 시작한다. 지역연고 정착 이전에 서울에 연고가 있던 일화, 유공, LG중에 일화랑 유공이 서울로 이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LG는 안양팬들의 반대의사를 무시하고 재정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서울로 가야만 하겠다며 허락되지 않을 경우에는 팀해체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세웠다. 부산 아이콘스가 변수로 떠올랐지만 월드컵 경기장 건설비 분담금 문제를 놓고 공개경쟁을 벌이다 탈락하고 결국 안양LG는 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이전해 서울FC라는 팀으로 바뀌었다.
2006년 2월에는 부천SK가 제주로 전격이전을 단행하는 등 이런 연고이전 사건들은 막 움트던 프로축구 서포터 문화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오늘날까지도 패륜이라는 듣기 거북한 단어를 사용하면서 두팀을 비난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최근 SK는 부천 팬들과 화해를 시도하고 있고 자숙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되려면 지금은 좀 곤란하다.
3. 새로운 위협
그동안 한국에서 프로축구는 프로야구와 경쟁하며 입지를 마련했고 90년대말에 두드러졌던 농구붐도 월드컵 열풍으로 극복할 수 있었지만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해외축구와 WBC라는 새로운 경쟁자를 만나게 된다.
그동안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에서 '국가의 위신'을 걸고 뛰는 대표팀의 활약은 국민들의 성원을 끌어오는 중요한 요소였지만 경쟁관계인 프로야구도 그와 유사하게 WBC라는 국제급 대회를 통해 월드컵 못지않게 국민들을 흥분시키며 세계정상급 실력을 선보일 좋은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한편 2003년 히딩크를 따라 네덜란드에 진출한 이영표-박지성이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으며 1년간의 적응기를 극복하고 UEFA 챔스에서 괄목할만한 활약을 보이자 그동안 한국축구를 보호하던 해외축구와의 장벽이 급격히 무너져갔다. 발달된 인터넷은 TV중계보다 빠르게 해외축구 정보를 접할 수 있게 해주었고 2005년 박지성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축구팬들은 이른바 '수준높은 축구'를 보면서 한국축구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한편으로는 일정부분 K리그에서 관심사가 멀어지는 위기를 마련했고 그와 함께 K리그에는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게 된다.
4. 새로운 프로축구를 찾아서
수원이나 일화, 현대 처럼 검증된 선수를 중심으로 영입하는 빅마켓팀과 인천, 부산, 대구, 제주 등등 스몰마켓팀의 분화는 K리그 팀들의 재정적 자립을 위한 다각화된 운영방식과도 연결되면서 점진적으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유소년 축구의 지원이 증대되었다.
특히 2005년 박주영의 등장은 프랜차이즈 스타 마케팅이라는 의미에서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오게 된다.
과거에도 김호 감독이 수원에서 장기간에 걸쳐 프렌차이즈 스타를 육성할 계획으로 '김호의 아이들'을 모았었지만 중간에 경질되면서 계획이 무산되었던 것이 조광래 감독 등에 의해서 구현되기 시작했으며 경남FC를 비롯한 중하위권 팀일수록 여러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프렌차이즈 선수의 조기 육성이 점차 발전하기 시작했다
한편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보다 지역정서에 부합되는, 팬들과 가까운 팀에 대한 열망이 강해지면서 K3나 N리그 등에도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 유나이티드 조직, 부천FC, FC안양 시티즌 등등 K3부터 시작하는 팀들에게도 소수지만 열정적인 응원을 하는 팬들이 생기고 샤다라빠 처럼 팬이 자체적으로 컨텐츠를 제작하는 등 피동적인 자세를 벗어나 보다 능동적이고 열정적인 움직임이 늘어나는 것도 희망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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