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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다이버 8권

아르미셸 2009. 1. 19. 16:11

81다이버 8권의 핵심은 역시 살무사와 81간의 진검승부인데 시바타 요크사루 스타일로 혼이 걸린 듯한 승부를 잘 연출했네요.

서로 각의 길을 막은 상태로 상진비차로 진행될 듯한  국면으로, 후수는 비차를 움직여가는데 선수는 은을 올리는걸 주력하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몰이비차의 울타리는 미노 울타리 또는 혈웅 울타리로 진행되지만 서로 몰이비차의 양쪽다 측면에서 공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망루 울타리도 유력한 진행방식이 됩니다.

이 때문에 선수가 3七은이 진행했는데 여기서 살무사는 뜻밖의 수로, "몰이비차를 꺽는 각 진출"을 시도합니다.

보통 장기 기사라면 자신있는 전법과 익숙하지 못한 전법이 있습니다. 중요한 승부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전법을 사용하고 싶겠죠. 그 심리를 찌르는 "각 진출"은 작중에서 설명하고 있는바대로 확실히 비차를 옮겨서 몰이비차로 옮겨나가기 어렵다는 점에서 앉은비차 전문가의 작전으로는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아마도 살무사는 과거의 대결을 토대로 스가타는 몰이비차파라고 생각한 듯 하지만 스가타는 앉은비차 전법으로도 많이 둡니다.

그리고 상대가 앉은비차라면 이 수는 명백한 1수 손실입니다.

서로 앉은비차를 생각하고 있었던 스가타였지만 이 수를 보고 6八옥, 즉 앉은비차로 전환해서 적극적인 행마로 주도권을 잡습니다.

천왕산 챙강은에서 천왕산이란 장기반의 중앙, 즉 5五를 가리키고 챙강은이라는 것은 원래 비차 비틀기에서 자신의 은으로 상대의 은을 공격하는 수 였지만 요즘에는 은과 은이 맞서는 수를 일반적으로 챙강은이라고 부릅니다.

부딪친 측에 속셈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잡히지 않게 빼 버리면 기합에서 집니다.

그래서 ▲5五은에 대해서는 △동은 ▲동보까지 이어가면 본전치기지만 이 경우에 후수에게는 ▲4一은이 틈새를 찌르고 들어오게 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금장이나 비차를 움직여서 수비해야 하지만 그대신 살무사는 굳이 주도권을 만회하러 나갑니다.

△동은이 아니라 △6五은으로 나오는 수에 의표를 찔린 스가타지만 ▲4四은이 클린히트.

그래도  살무사는 △동각에 ▲동각으로 나갑니다. 스가타에게는 말에서 이익은 있지만 여기에서 살무사가 승부수를 던집니다.  △4二비!

비차의 승격이라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목적을 가지는 수에서 확실히 스가타에게 이익은 있지만 살무사의 울타리는 혈웅. 방어가 견고하기 때문에 과감한 공격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 수는 스가타가 생각하는 것보다 중대한 위협으로 여기야말로 승부처입니다.

고심끝에 스가타는 ▲7七각으로 4四각을 막으면서 비차를 막아서지만 살무사는 끝까지 고집을 부리며 △3三은!

국지전에서 자진비차는 읽기의 넓이나 깊이와는 또다른 우직한 수이지만, 장기에서는 초지관철하는 것이 최선의 수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구의 눈에도 분명해 보이는 목적을 가지고 흔들림없이 명쾌하게 추진해나가는 쪽이 승리를 잡을 수 있다.

그래서 스가타도 여기서는 피하지 않습니다. ▲동각 △동계에, 계마를 잡지 않고 ▲4六은!

고집으로 나온 은에는 역시 고집의 은. 어떻게 해서든지 비차 승격을 막겠다는 은입니다.

확실히 무겁고 움직이기 힘들기 때문에 악수에 가깝지만 계를 잡을 수 있는 수는 여전히 있기 때문에 △4三금으로 계마를 지킨다면 ▲2四보로 비차를 처리합니다.

여기에서 국지전을 고집으로 제압한 스가타는 우세를 이용해서 종반으로 돌입해갑니다.

자진에 말을 투입해서 2매의 각을 활용, 저항을 시도하는 살무사지만, 여기에는 스가타의 혈웅에 대한 집요한 공격이 뒤따라 형세는 이미 어떻게 해도 어려운 상황이 되어 있습니다.

이 △7一은은 선수에서 ▲8一금에서 이어지는 외통수를 막은것이지만 완전한 수비는 아닙니다.

길게 이어지는 수순이지만 ▲8一금에서 부터 외통.

결국 살무사는 마지막에서야 투료합니다. 다이브가 없이도 살무사 정도는 이길 수가 있게 되었군요.

승부에서의 고집과 고집이 부딪히는 것이 능숙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사실은 이 장기에도 원재료인 기보는 2005년의 순위전에서 스즈키 다이스케 8단 대 쿠보 토시아키 8단의 대국이 그것으로 둘다 몰이비차의 대가로 유명하다보니 초반에 서로 몰이비차를 누르는 각 진출이 나온 것이지만 그것을 노려서 과감하게 앉은비차로 이어간 스즈키 8단의 행마가 빛나는 대국이었죠.

권말에서는 무적 울타리라는 것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작중에서도 지적되고 있듯이 무적은 아니지만 왜 무적울타리라고 부르느냐 하면, 울타리의 위력을 아마추어가 알게 되어 돌연 강해진 것처럼 생각하게 되는 착각을 짖궂게 놀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간단하게 공격과 수비대형을 정돈하겠다는 발상 자체는 나쁘지 않으므로 여기에서 등장하는 것이 게걸음 은 입니다.

저로서는 번역하신 분의 센스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걸음은이라고 하니 훨씬 이해하기 쉽네요.

중앙에서 튀어나온 2개의 은을 이용하는 전법으로 비차는 중앙에 있지만 중비차는 아니고 앉은비차전의 일종인 것은 망루 형태 에서 비차를 중앙으로 옮기는 형태이기 때문에 망루 울타리 속공의 일종으로 되어 있습니다.

‘공격의 이상형은 비각은계’라는 말이 있지만 여기에는 은이 추가되어 있으므로 공격력이 더 높습니다만, 방어가 비교적 약해서 지구전에서는 곤란한 부분이 있습니다. 잘 사용하면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 이유로 프로에게는 그다지 높게 평가받지 못하는 전법으로 아마추어가 실력에서 차이가 있는 상대에게 도전하려면 재미있는 전법입니다.

원문과 기보는 다음 링크에서 가져왔습니다.

http://d.hatena.ne.jp/sangencyaya/200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