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대전에서 영국과 아이들이 독트리오를 관광태운건 다들 잘 알고 있지. 그리고 독일애들이 러시아 애들을 탄넨베르크에서 존내 패버린 것도 잘 알고 있을꺼야. 근데, 1914년 탄넨베르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는 러시아 무선통신을 독일애들이 모두 도청하는 걸 모르고 신나게 자기들 부대위치를 무선으로 나불거린 러시아 장군들 책임도 있어. 물론 잘 찾아보면 독일애들도 그런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무선통신에서 마음 놓고 나불대다가는 incoming폴더 내용물까지 들킨다는 걸 잘 몰랐기 때문이지.
한편, 영국과 독일 해군은 무선통신을 잘못 사용하면 어떤 꼴을 당하는지 독일의 순양작전으로 숨바꼭질을 하면서 알게되었어. 그래서 대전중기 이후에는 양쪽 모두 무선전신을 조심스럽게 사용하고 있었는데, 특히 독일측 함대의 행방에 신중을 기해야 했던 영국은 해군본부 구청사 40호에 쪼매난 감청전문 부서를 설치하고 이걸 OB40(old building 40)이라고 불렀어. 근데 얘들한테 러시아 애들이 발틱해에서 주워온 독일 해군 코드북 사본이 전달된거야. 이것만 있으면 독일 해군의 이동을 완벽하게 감청할 수 있었거든. 게다가 칠칠치 못한 독일 애들이 네덜란드 근처에서 흘린 고위 장교용 코드북을 영국 어선이 건져올렸어. 덕분에 영국애들은 남은 기간 내내 독일애들의 움직임을 맵핵 키고 쳐다볼 수 있게 되었고 전쟁이 끝난 다음인 23년에 공식 역사서에서 자신들이 독일애들 암호체계를 작살내고 승리를 거뒀다는 걸 동네방네 불고 다녔어. 독일애들은 얼굴도 못들고 다닐 지경이었지.
이쯤해서 코드북이라는게 뭔지 아리까리한 횽들을 위해서 약간만 설명을 덧붙여보자. 군사적으로 사용되는 암호는 기본적으로 우리편 끼리는 잘 통해야 하는데 존나게 알려고 노력하는 적한테는 절대 비밀이어야 해. 따라서 아무도 풀 수 없는 골때리는 암호를 보내서는 안되는데, 누군가가 풀 수 있다면 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시간이 문제지 풀 수 있는게 당연하잖아? 19세기까지 이 문제는 다들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이 없었어.
가장 흔하게 사용된게 글자를 숫자나 뭐든 다른 걸로 대치해서, 푸는 건데, 예를 들자면, "ㅆㅔ겨ㅊㄹㅇㄴㅐ차" 라는 암호가 있다고 해봐. 이건 3벌식 자판으로 2차대전갤이라고 적어놓은 건데, 이런 식의 치환법은 한두번은 뭐가뭔지 몰라도 계속 보다보면 도수분석을 통해서 풀리게 되어 있어. 도수분석이란 그 나라 글자 중에 많이 사용되는 글자의 빈도를 조사해둔거고 이걸 보면 특히 알파벳 사용하는 나라 언어는 어느 정도 해석이 가능해.
이런 도수분석을 피하기 위해서 만들어진게 코드북 기법인데 옛날 PC게임, 예를 들어서 페르시아의 왕자를 해본 횽들은 알거야. 게임하다가 첫판 깨고 나면 “32페이지 둘째줄 14번째 글자를 입력하삼”이라고 떠. 즉, 정품을 산 사람은 동봉된 매뉴얼 책의 그 위치에 적힌 알파벳을 입력하면 되는 거였지. 하지만 이건 코드도 아니었어. 암호표가 다 풀려서 돌아다녔으니까. 코에이사 제품 해본 횽들도 알꺼야. 코드북만 있으면 암호 깨는 건 쉽지. 게다가 이런 코드북도 장기간 사용하면 사용빈도를 조사해서 코드의 원전을 조사해낼 가능성이 있었지.
어떻게 하면 무수한 난수를 단시간에 생성해서 메시지를 필요한 사람만 해독할 수 있게할지가 무선통신을 사용하는 군대에서는 어려운 과제가 된거고, 저번 전쟁에서 그것 때문에 쓴맛을 본 독일애들은 그런 코드를 찾을 필요가 있었어.
그런데 예전에 미국의 토머스 재퍼슨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만들었던 암호생성기를 개량해서 평문을 자동으로 암호화 하는 기계를 만들었어. 근대식 회전판 암호해독기의 선조뻘에 해당하고, 36종의 배열가능한 케이스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했는지 모르면 경우의 수가 경~해 단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풀어낼 수가 없었어.(물론 암호를 받는 사람도 배열이 어떤 건지 모르면 모르지)
그런데 1차대전이 진행되면서 국가 총력전이 이루어지고, 전신의 발달이 암호학의 발전을 가속시키게 되면서 수학이론이 암호학에 끼어들기 시작했어. 그리고, 1차대전이 막 끝난 시점에서 "로터 회전식 암호 시스템"이라는 도수분석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개념을 토대로 암호기를 만들려고 시도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나왔어. 그 중, 실용화에 도전한 사람은 4명 정도를 들 수 있어.
미국의 에드워드 휴 허번은 1921년에 로터 회전식 암호시스템을 만들어서 미군이랑 쇼부를 쳤는데, 너무 성급하게 23만 달러나 들여서 공장을 세웠다가 쫄딱 망했어. 후버 대통령이 “신사는 남의 편지를 읽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정보부서들에 칼날을 날리는 바람에 상황이 완전 변해버렸거든.
허번의 암호기계. 이거 만든답시고 빚졌다가 쫄딱 망했음.
아르비트 게하르트 담 이라는 스웨덴 사람도 비슷한 로터 회전식 암호기계를 만들었는데 일찍 죽어버리고 그의 회사에 투자했던 하겔린이라는 사람이 C-36이라는 암호기를 1935년 프랑스에 팔아치우면서 암호기계로 백만장자가 되었어. 그걸 개량한 C-52는 헤븐의 기계를 제치고 미군에 채용되어 M-209라는 명칭으로 사단단위까지 배포되지.
M-209 한국전쟁때까지 사용된 미군의 암호기계.
이걸로 돈방석에 오른 하겔린. 2차대전이 끝난 뒤에도 냉전시대 붐을 타고 더더욱 돈을 벌었다.
그리고, 이니그마의 모태가 되는 시스템은 네덜란드의 휴고 알렉산드 코흐가 1919년 10월 7일 특허를 낸 제품으로, 그 특허를 양도받은 아서 세르비우스가 이니그마를 만들어낸 거지.
아르투스 세르비우스. 29년에 죽어서 정작 이니그마로 단물은 못빨았다.
이 아저씨가 암호작성자에게 가장 골치거리였던 도수분석을 피하면서도, 받는 사람은 실시간으로 암호를 해독해 낼 수 있는 기계적 장치를 상업화 시켜서 이니그마라는 이름을 붙였어. 디아블로 해본 횽들은 수수갑 기억할지도 모르겠는데 그 수수께기 갑옷의 영문 명칭이 이니그마지. 에니그마라고도 불러. 독일군은 이 기계에 주목하고 1차대전에서 개쪽을 당했던 독일해군이 먼저 도입한 다음, 1928년에는 독일 육군이 이 장치를 채택해서 전군이 사용하게 되지.
이니그마의 구조에 대해서는 다음에 설명하기로 하고, 1차대전의 결과로 부활하신 폴란드 애들은 20년대말 독일애들 통신망이 듣도보도 못한 뻐꾸기를 날리기 시작했다는 걸 눈치챘어. 당시 폴란드는 소련과 독일사이에 끼여서 존내 피말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폴란드의 생명줄은 엿듣기에 달려있었는데 이게 안통하게 된거야. 지금까지 독일애들 코드는 떠뜸떠뜸 읽어낼 수 있는 수준이었는데 도수분석이 전혀 통하지 않는 얄딱구리한 문서를 접하게 되자 폴란드 애들은 존내 좌절하고 수학이나 암호학을 할 줄 아는 모든 종류의 민간인들까지 끌어모아서 “횽 우리 좀 도와줘”라고 애걸복걸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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