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gi

일본장기 관련해서 몇가지 잡담

아르미셸 2011. 5. 20. 00:00

최근에 기력이 약간 오른듯한 느낌이 듭니다. 왜 '오른듯한'이라고 애매하게 말하는가 하면, 어디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제 상대라고는 컴퓨터밖에 없다보니 딱히 측정할 방법이 없어서입니다. 그럼 왜 올랐다고 생각하는가 하면, 우샤뽕이나 K-Shogi를 상대로 승률이 꽤 높아졌습니다. 그럼 뭐가 달라졌냐면, 배 울타리를  배우고 나니 초반에 상대를 몰아붙이는 실력이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초반에 울타리를 짜는 것 말고는 생각하는 게 없었는데 요즘에는 상대방의 수를 보면서 간격을 잴수가 있다... 라고 하면 너무 건방진 것 같고, 전보다는 아무래도 빠르게 수비형태를 갖출 수 있으니 금방 정석을 벗어나서 컴퓨터의 허를 찌를 수가 있습니다. 뭐, 그렇다해도, 여전히 보난자에게는 상대가 못되지만 말입니다. 말하자면, 예전에는 울타리의 완성도를 보면서 이렇게? 이렇게? 하면서 스스로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야 했지만 이제는 보면서 원하는 형태로 상황에 따라서 옮겨갈 수 있게되었다 라는 것이 약간 기력이 상승한 듯한 느낌의 원인이겠죠.

수비가 빨라진만큼 공격, 그 중에서도 봉은이 좀 더 빠르고 부드러워 졌습니다. 완전히 앉은비차파로 굳어져 버렸다고 해야할까요. 성격 때문인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처음에는 사간비차 부터 파기 시작했는데 말이죠. 여기서 앉은비차라는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사실 저의 경우에 일본장기는 처음부터 다른 사람이랑 장기알을 놓고 두면서 배운것이라기 보다는 몇몇 일본만화나 소설에서 나온 것을 보고 무턱대고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 조금씩 알아간 것이다보니, 전체적으로 일본장기에 대한 관심이라는 것의 1/2정도는 일본장기를 다루는 미디어에 대한 관심인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 가장 대표적인 일본장기물 하면 4월의 라이온과 81다이버 일텐데 그 81다이버에 대해서 조금 푸념을 늘어놓으려 합니다.

 
81다이버.18
카테고리 만화 > 취미/도박만화
지은이 YOKUSARU SHIBATA (학산문화사,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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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일본장기에 대한 글을 제법 많이 적다보니 최근 구글에서 일본장기를  검색했을 때, 제 블로그의 검색 순위가 상승했습니다만, 아무튼 그런 글들을 적어가다보면 난감한 문제가 있습니다.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가 바로 그 난감한 문제입니다.

입옥, 거옥, 진비차, 거비차, 필지, 야구라, 혈웅 등등 번역하기 난감한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블로그를 처음 만들때만해도 진비차, 거비차, 야구라를 표준 번역으로 잡고 있었습니다만, 벌써 몇년이 지난 지금에는 표준번역을 진비차를 몰이비차로, 거비차를 앉은비차, 야구라는 망루로 바꾸었습니다. 그렇게 바꾸는데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 바로 81다이버였지요. 10권쯤에 처음으로 앉은비차, 몰이비차라는 말이 나왔을 때 저는 아 이게 바로 프로의 솜씨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무언가 느낌이 오지 않는 진비차 같은 것보다 몰이비차라고 적으면 흐릿하게 나마 느낌이 오니까 말이죠. 혈웅 울타리 보다 곰굴싸기. 한글을 주로 사용했다는 것도 마음에 들고 좀더 짧게 적을 수 있다는 것도 좋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이지만 아나쿠마도 81다이버에서는 곰굴, 동굴곰으로 번역이 2종류로 되어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혈웅 울타리라고 통일시켜놓고 있는 중입니다만 가급적이면 하나로... 라고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18권에 오니까, 그동안 10권, 12권, 14권, 15권 등등에서 실컷 앉은비차, 몰이비차라고 적어와 놓고 이제와서 진비차, 거비차로 돌아가 버린 겁니다. 대체 왜...? 라고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만, 배경지식 부족등으로 한국에서 번역물이 나올 때 요상한 것이 등장하거나, 표준번역 지침없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이미 익숙한 일,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장황하게 적었습니다만, 아무튼 요즘 블로그를 조금씩 고쳐쓰고 정리하고 하는 가운데 일본장기 부분을 보니 좀 갑갑하기도 하면서 뭔가 배우는 것도 있는데 현실에서는 쓸데없는 뻘짓거리에 불과하구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