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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Drama

The other side of LOST No1. 찰리의 고민

다음 글로 인해서 로스트 시즌 3의 내용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들은 읽지 말아주세요.

찰리가 로스티들을 구출하기 위해서 죽은 룩킹글래스 스테이션에서의 일이 기억나십니까?

찰리의 고귀한 희생이 돋보이는 이 에피소드는 명에피가 많은 로스트에서도 데스-페니 커플 만큼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과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찰리는 죽을 이유가 없습니다. 아니 죽고 싶어해도 죽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릴적에 욕조안에서 대야를 물에 집어넣으면서 놀았던 적이 있으신가요?

욕조안에 대야를 밀어넣으면 어느 지점부터는 대야를 뒤집어서 공기를 빼내지 않고서는 물속에 집어넣기가 힘들다는 걸 알게 됩니다.

위의 그림처럼 대야 안의 공기가 물의 압력과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죠.? 즉, 대야안의 공기는 물의 압력 때문에 압축되기는 물의 압력과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깊이 넣어 넣어서 수압이 강해질 수록 안의 공기압도 높아집니다.

이게 룩킹글래스 안의 사건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하면 본질적으로 룩킹글래스는 이 대야와 같은 구조입니다.

실제의 룩킹글래스 해치의 구조를 도식화 하면 다음 그림의 구조와 같습니다.

첫번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대야의 상황과 같이 스테이션 내부의 공기는 외부의 수압과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중앙의 잠수함 접안용 풀에서 물이 쏟아져 올라오겠죠. 스테이션이 위치한 심도는 대략 해저 70m 지점으로 추정되고 이 곳에서의 수압은 약 100psi 로 소방용 호스의 압력과 비슷하지만 내부의 공기는 풀이 있는 심도의 수압과 동일한 수준의 기압으로 약 7기압을 유지해야만 이런 상황이 유지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극중에 나온 것처럼 중간에 구멍이 뚫리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한 것이 두번째 그림입니다.

이경우에는 풀과 구멍의 높이차이만큼 수압차가 발생하게 되기 떄문에 구멍을 통해서는 공기가 빠져나가고 접안용 풀에서는 물이 차올라서 최종적으로는 세번째 그림처럼 구멍이 뚫려있는 곳과 같은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다음 다시 공기와 물의 압력 균형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찰리가 앉아있는 사진을 자세히 보면 이 창의 높이는 기껏해야 찰리의 앉은키 정도로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눈으로 대중해보면 1m정도에 불과하고 이 지점에서 방의 천정까지는 적어도 1m 정도는 여유가 있습니다. 게다가 안쪽의 접안실이 있는 홀 부분은 설계도상 천정이 몇m? 정도는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시 말해서 드라마 상에 나오는 것처럼 물이 창문을 통해서 쏟아져 들어와 찰리가 익사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니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접안용 풀쪽에서 물이 서서히 차올라오겠지만 창문으로는 오히려 공기가 빠져나가야 합니다. 내부 공기의 압력이 조금 더 높으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드라마를 보면서 이런 상황이 이상하다고 느끼신 분들은 별로 없을겁니다. 오히려 해저니까 외벽에 균열이 생기면 무서운 기세로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게 당연하다고 느끼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들이 이런 해저 스테이션보다 잠수함의 상황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잠수함에는 접안용 도크를 통해서 수압과 기압의 균형을 이루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내부의 공기는 해수면과 같은 1기압에 불과하며 외부의 수압에는 강력한 선체를 이용해서 대항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선체에 구멍이 생기면 그곳에서는 심도 10m당 1기압씩 증가한 압력으로 물이 뿜어져 들어옵니다.

만약 잠수함이 심도 100m 에서 선체에 구멍이 뚫렸다면 선체 내부의 공기가 1/10까지 압축되는 상황이 되도록 물이 쏟아져 들어올 것입니다. 즉 구멍이 있는 높이 이상으로 물이 밀려들어와 세번째 그림처럼 되어서야 기압과 수압이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하지만 해저 스테이션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이야기가 다르죠.

따라서 찰리가 죽음을 각오한 것은 비장하고 고결한 결단입니다만, 찰리는 이런 방식으로는 죽지 않습니다. 내부와 외부의 기압차도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문을 열고 나가는데에도 문제가 없지요. 처음에는 폭탄이 폭발하면서 급작스럽게 팽창한 수압 때문에 균열로 물이 들어올지 몰라도 잠시후면 기압과 수압이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그러니... 사실 찰리는 죽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데스몬드는 찰리가 죽을거라고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포기했겠지만 방안의 찰리는 물이 자기 허리까지 밖에는 차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겠지요.

게다가 데스몬드의 예언을 돌이켜 보면 데스몬드는 찰리가 죽어야 "클레어와 아기가 섬을 떠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섬을 떠나는 것은 "케이트와 아기"였습니다. 이것도 찰리가 죽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가 변화된 것으로 생각할만한 근거가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