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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Drama

미드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


뭐든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지를 못하는 내 성격은 잘 알고 있지만... 미드가 무섭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끊는 타이밍이 너무 예술적이라 도저히 안보고는 견딜수가 없구나. 아아... 이런 앙마들

미드에서는 용서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이유는 잘 모르지만. 용서는 좋은 것이다.
상처를 치유하고 서로가 죽고 죽이는 복수극의 나락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해결책이니까.
그러나 모든 것을 그렇게 쉽게 용서하는 세계에서 죄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괴롭히고 죽이고,
그 모든 행동을 서로 서로 용서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무의미한 주장일까. 

대부분의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유도하는 수준을 넘어서 아예 그들의 심리를 붙잡아 두기 위해서
보는 사람들의 심리를 계산하며, 화를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하고
보통의 경우에는 분노로 인해서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게 되어 모든 것이 무효화되어버리는 결론,
즉 공멸에 도달할 수도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편하게 도입할 수 있는 장치들이 그러한
용서의 행동이지만 지나치게 사용하게 되면 정신에는 부담이 커지게 되는 것 같다. 

그러한 미드의 화법과 장치들이 눈에 거슬리는 것은 내가 민주주의와 개인주의를 철저하게 신봉하는
미국사회가 아니라 군사문화와 권위주의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이 사회에서 성장했기 때문일까
미드에서 느끼게 되는 부조화는 용서의 문제만이 아니라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방법에 대한
접근방법의 차이에서도 느껴진다.

우리나라에서 드라마는, 최근에는 일정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식상한 소재를 사용한다는
비난을 자주 받곤한다. 한국 드라마의 공식은 코미디, 토크의 소재로 자주 희화화되기도 한다.
미드는 어떨가? 한국보다 시장이 훨씬 더 넓은 미국에서 식상한 드라마는 리모콘을 바로 돌리게 할 수 있다.
스타 배우 한두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추는 방식도 무리다.
그 수준을 넘어서 미드는 시청자를 낚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최근의 드라마들은 더더욱.
교묘한 심리극, 세심한 상황설정, 소재의 변주, 서스펜스로 어떻게든 호기심을 자극해서
다음 편을 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능력은 정말로 대단하다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게 너무 노골적이 되면 보고 있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정신적으로 황폐화 되지 않을 수 없다. 

로스트는 음모론과 서스펜스, 어드벤처를 교묘하게 혼합하고 시청자들 입장에서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자극적인 소재를 사용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혼재시켜서 긴장과 완화를 반복하며 사람들을 중독시켜 나간다.
그 유혹은 단선적인 흐름을 타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돌아오는 자극이기 때문에 더더욱 유혹적이다.
하지만, 본편에서 나오는 수많은 심리적 실험들에 나는 불쾌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내가 원치않는 행동, 즉 드라마를 계속 보게 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데에는 더더욱 혐오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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