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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gi/Media

81다이버 장기 3화

꽃이 만발한 배경에서 폴짝폴짝 미루쿠가 뛴다. 이것만으로 시청율이 급상승.

81다이버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군요. 제 블로그에 들리는 분들 중에서 한 1/3정도는 81다이버 관련글을 검색하다가 들어오시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81다이버 시청율은 첫방송에서 6.8%였습니다. 이것은 토요일 심야라서 원래 낮은 편이라고 해도 좀 심하다는 평이었죠. 2회에서는 제법 상승, 7.6%로 뛰었는데, 방송시간이 늦춰졌다는 안좋은 상황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급작스럽게 뉴스프로그램에서 미국 대선 관련 내용을 이야기하다 81다이버를 언급하는 방식으로 급작스럽게 "밀어주기"가 이루어진 결과, 평이야 어찌되었건 간에 1, 2화를 재방송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방영시간이 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1%까지 대폭상승!

이것으로 대세! 라고 까지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상당히 선전해주었군요. 지난 회에서 가슴으로 낚시를 한 것이 유효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본방에서는 옷빠이! 옷빠이! -_ -;;;; 장기 드라마인지 가슴 드라마인지 난감해지더군요. 애초에 모에요소를 가슴으로 잡은 것은 어쩔 수 없겠습니다만, 이래도 되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워낙 상큼한 캐릭터다보니 질척거리는 느낌은 크지 않지만 니코가미 씨가 가슴! 가슴! 하면서 무게 잡는 건 좀 자제해주면 안될까... 집요하게 가슴을 갈구하던지 무게를 잡던지 둘중 하나만 해주세요.

사실, 원작을 그린 시바타 요크사루 씨도 장기라고 하는 조금은 매니악한 것을 다루면서 모에요소와 전문적인 장기와의 비율 문제에 관한 고민을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정말 난감했습니다. 전개의 템포를 잡기도 어렵고 장기를 너무 그리면 앙케이트에서 인기가 떨어지기 때문에, 장기를 그리는 비중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습니다. 어느 정도 줄여나가면서 균형은 잡았습니다만 아직도 어렵습니다.

장기를 잘 모르는 독자에게는 역시 캐릭터가 보고 싶습니다만, 저는 아무래도 장기를 좋아하고 그것 때문인지 "이 국면은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그리고 싶습니다. 게다가 스즈키 다이스케 8단이라는 대단한 분이 국면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개인적으로는 감동적인 상황입니다만, 너무 많이 묘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난감하네요."

http://www.toranoana.jp/webdayo/nocomic/ncomic70.html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일본장기를 아는 사람은 더욱 극소수. 일본장기 이야기는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신 분이 많겠지만 그래도 일본장기에 관심이 있는 저로써는 어쩔 수 없다고 할까요. 가능하면 캐릭터와 장기의 비율을 3:7 정도로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만 2ch에서의 의견은 가슴과 장기는 8:2 비율이 최적!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_ -;;

장기 분석

아무튼, 81다이버 3화에서의 장기를 보겠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안목 진형에 관한 내용일 것입니다. 이 생소하면서도 일본에서 조차 마이너 전법으로 취급되는 안목. 자막을 번역해주시는 네이버의 치쿠빔 님도 글을 읽기는 했지만 어려워서 잘 모르겠다(;ㅁ ;) 라고 말씀하실 정도니 대충 넘어가 주세요.

왼쪽은 스가타의 정석적인 망루울타리. 오른쪽이 니코가미의 안목울타리

간략히 개념만 말하자면, 기동종심방어와 비슷한 개념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이것은 더 어렵겠군요. 아... 이런 오타쿠같으니라구...

에... 일본 전국시대의 명장으로 유명한 다케다 신겐의 전법서 중에는 "기러기 진(안목진)을 형성하면 1진이 격파되더라도 2진이 준비를 하고 있으며 2진을 격파하더라도 3진과 4진이 막아설 수 있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아. 이것은 마치 은하영웅전설에서 패밀리온 회전의 라인하르트를 연상시키는... 여전히 오타쿠스러움을 벗어나지 못하는군요.

결국은 독특하면서 유연하지만 쵸큼 낡은 듯한 진형이라고 생각해주세요,.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니코가미가 안목을 사용한다는 이상으로, "입옥"을 노리는 장기라는 데 있습니다.

왕이 적진에 직접 돌입한다.

여기서 장기에 대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을 짚고 넘어가자면, 장기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장기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결국 왕입니다. 어느 나라나 장기는 상대방의 왕을 노려가는 게임입니다. 왕은 가장 강한 말은 아닐지 몰라도, 이것이 잡히면 그것으로 패하기 때문에, 차, 포, 퀸, 비차, 각행 등등의 아주 중요하고 좋은 말들을 잃더라도 방어해야하죠. 따라서, 기본적으로 수비를 생각하지 않고서는 게임이 안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왕은 궁성을 벗어날 수 없지만 일본장기에서는 왕의 움직임에 제한이 없습니다. 그리고, 일본장기의 말들은 대부분 전방으로 이동하는 것이 기본이 되지 후방으로의 움직임은 상당히 제한을 받게 됩니다.

아?

그렇다면, 왕의 방어를 위해서 맨 밑에서 겹겹으로 방어진을 짜는 것보다 아예 상대방 진형으로 들어가서 틀어박히면 어떨까요? 게다가, 일본장기에는 특유의 승격 룰이 있어서 적진에 들어간 말은 업그레이드가 되어버립니다.

여기서 "입옥"이라는 발상이 나온 것입니다.

만약, 적진 깊숙한 곳에 왕이 들어가게 된다면, 가장 약한 말인 '보' 라도 순식간에 금이 되어서 겹겹이 방어진을 형성할 수 있는데, 상대방은 뒤로 이동할 수 있는 말은 별로 없기 때문에 갑갑한 상황이 됩니다. 이러니 "절대로 지지 않는 전법"이라고 까지 불리는 것이죠.

하지만, 당연히 이렇게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왕이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매 순간마다 언제 왕이 노려질 지 알 수 없고 방어하는 쪽도 당연히 막아나서겠죠. 이론적으로는 참 좋지만 실제로는 지극히 난감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니코가미가 입옥을 노리고 만들어낸 국면입니다. 이 시점에서 스가타는 지극히 난감해 하죠. 만약 입옥에 들어간다면 소중한 접수사의 가슴이 함락되는 치욕을 겪게 됩니다. 지극히 유치한 듯한, 그러나 생명이라도 걸려있는 듯한 절박감으로 다이브!

여기서 다이브 모드 스가타의 수는 △1二향 ~ △1一옥으로 이어집니다. 혈웅 울타리로 입옥의 견고함에 대응할 생각인가? 라고 우습게 생각한 니코가미 였지만, 여기서 △2二은이라는 예상을 깨고 △1三각이 나옵니다.

의외의 수에 당황하지만, 직접적으로 노리는 것은 금을 잡으려는 것이니까, 니코가미는 ▲5七은으로 막아보는데, △5五보 ▲동각 △5二비 ▲9一각성 △5五보가 이어지는군요.

니코가미가 왜 놀라는 건지 잘 모르겠는 분들이 많으시겠고, 저도 쉽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입니다만, 여기서 동보라면 △5六보, ▲동마에서도 △동비 ▲동보 △5六보의 은잡기가 이어지고, 만약 은이 피한다면 △6八각成으로 금장을 빼앗겨 버립니다.

니코가미는 각행의 표적이 되고 있는 금을 6七로 이동시켜서 일단 한숨 돌리려는 생각이었습니다만, △5六보 ▲동은 △동비 ▲동금 △6八각成 ▲7七향 △7五보 ▲8二비 △7六보 ▲3二비成 △9五은.

▲3二비成은 위험한 수로 보입니다만, 이것으로도 스가타는 수비하지 않고 △9五은.

이렇게 급습해 들어간 은장은 금에게 공짜로 잡히지만, 잡아버리면 △7五은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7七보成으로 외통에 몰리게 됩니다. ▲7八금으로 막으려 해도 역시 △7七보成으로 막히고, ▲8八금이라도 △8六은 ▲동옥 △9五은 ▲7五옥 (동옥이라면 △7五은으로 외통) △8六은 신 ▲6六옥 △5四보 까지 이어지는 수순으로 모두 막히고 있습니다.

만약 니코가미가 공격으로 전환해서 ▲3一금으로 대응한다면 어떨까 싶겠지만 이렇게 밀고 나가기에는 스가타의 예비말이 충분하므로 어렵군요. 난해한 국면이라고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다른 분의 글을 읽으면서 하나하나 짚고 나서야 국면을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것을 간신히 가물가물하게 이해하고 있을 뿐입니다.

1회에서 비차 양잡기를 보고 "십자 비차"라고 놀라고 있던 스가타가 이정도까지 발전했다니 놀랍지 않은가 싶습니다만, 이 기보 자체는 스즈키 다이스케 8단이 정성껏 만들어낸 기보라고 합니다. 9五은이나 혈웅으로 페이크를 쓴 다음에 각으로 기습하는 것이나 모두 훌륭하군요.

전개에 관한 잡담

장기 이야기는 이쯤하고,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제법 진도가 나가고 있습니다.

처음에 캐릭터 소개에서도 심상치 않은 면이 있었습니다만, 미사키 의 숨은 얼굴이 드러나는 군요. 귀장회로 연결되는 통로가 되는걸까요?

숨은 얼굴이 있는 여자는 무섭다.

몬지야마와의 대결이 원작과는 달리 남들 눈을 의식해야 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가 아니라 아키하바라 장기도장에서 이루어지는 점이라던지, 원작의 상당한 명대사 "그렇게 먹으면 살찌지 않나요?" "살찌지. 가슴이"가 나오지 않는(;ㅁ ; ) 등, 상당한 수정이 가해진 것도 특이하네요.

몬지야마 역에는 전차남의 기타남, 마츠나가 유사쿠 역의 게키단 히토리 씨가 나오고 있습니다. 원작에서는 만화가의 열악한 삶이 그려져 있는데 반해서 여기서는 상당히 여유로운 생활인 듯 하네요. 전차남에서 있는집 자식이기 때문인 것은 아니겠죠...?

스가타와의 신경전을 단번에 제압했다.

저조한 시청율 문제도 해결하고 쾌조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감은 남아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혈웅 울타리의 몬지야마와 혈전을 벌이겠군요. 멋지게 처리해주세요.

http://www.ilbondrama.net/ilbondrama_bbs/view.php?id=review_01&no=540&category=0&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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